(차이나톡)꽁꽁 얼어붙은 中벤처투자
파이낸셜뉴스
2019.01.25 13:17
수정 : 2019.01.25 13:17기사원문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서 투자중개업을 운영하는 A 대표는 최근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내 중견 벤처캐피탈(VC)이 주도해 만든 투자기금이 A 대표에게 한국내 유망 스타트업 소개를 부탁했다. 남아도는 투자금을 집행하기 위해 한국 유망기업으로 투자풀을 넓힌 것. 투자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도 그리 까다롭지 않았다.
이에 A 대표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물색해 투자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최근 투자기금의 태도가 보수적으로 바뀐 분위기를 감지했다. 추천하는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상담을 실시하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깐깐한 투자요건을 새로 제시하는 등 투자금액과 범위를 좁힌 것이다. 투자 유치를 기대했던 모 스타트업도 상담기회를 놓쳐 급히 다른 투자선을 찾아야 할 형편이다.
중국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을 추진중인 스타트업 B 대표 역시 투자유치 타이밍을 놓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이미 확보한 데다 시장전망도 밝아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회사에 투자하겠다는 중국 VC들이 줄을 섰다. 그러나 B 대표는 좀 더 탄탄한 사업준비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심산으로 투자유치를 지연해오다 지난해 하반기 말부터 공장신설을 위한 투자유치에 나섰다. 그런데 6개월 전까지만 해도 투자하겠다던 VC들이 모두 B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VC의 자금집행이 녹록지 않다는 점은 투자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기술기업이 VC에서 자금을 조달받은 건수는 713건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금조달 규모도 12% 줄었다.
전반적으로 중국 벤처투자 시장 상황이 악화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표적인 게 경영난에 따른 취업한파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구인사이트 중 하나인 '자오핀왕'에 올라온 지난해 4분기 인터넷·전자상거래 분야 채용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경영난에 빠진 벤처기업들이 기존 직원을 내보내고 신규 채용은 아예 엄두도 못해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중국 벤처업계의 '좋은 시절'이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와 민간에서 쏟아부었던 투자자금 때문에 중국 벤처기업들의 거품이 심각했다고 지적한다. 이에 최근 투자감소와 벤처경영난은 오히려 기존의 거품을 빼는 과도기로 바라보는 게 맞다고 한다. 일각에선 보수적 투자기준을 잣대 삼아 투자대상 기업을 선별하는 지금이야말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어쨌거나 현재 중국내 벤처경영난은 중국 VC들의 보수적 투자운용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중국내 VC들의 투자금이 넘쳐난다며 현지 진출을 노크하며 경영전략을 짜온 해외 스타트업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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