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하자·기일연기, 불신 깊어지는 크라우드펀딩 리워드
파이낸셜뉴스
2019.02.05 13:38
수정 : 2019.02.05 13:45기사원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 품질미달과 프로젝트지연 등의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며 소비자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비슷한 문제가 거듭되는 상황에 중개 플랫폼의 관리미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상품에 대한 투자와 그에 대한 보상의 성격을 갖는 크라우드펀딩에 문제가 생길 경우,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받기 어려워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제품 구입은 일반적인 쇼핑과 성격이 다르다. 사업자의 아이디어가 플랫폼을 통해 일반 투자자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가능성 있는 사업자와 기술 및 브랜드를 대중의 도움으로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중개 플랫폼에서 해당 프로젝트 페이지를 확인하고, 투자결정 여부를 정하며, 프로젝트가 목표금액을 모아 성사될 경우 보상으로 제작된 상품을 받게 된다.
문제는 이를 숙지하지 못한 소비자가 제품에 투자했다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플랫폼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업자가 기성 업체에 비해 사업경험이나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아 피해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내 최대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개자일 뿐 자금을 모집하는 당사자가 아니’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위 역시 펀딩 중개사를 온라인쇼핑몰 업체와 같은 전자상거래 중개업자로 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문제가 생길 경우 직접 사업자와 접촉해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한다. 와디즈는 ‘크라우드펀딩에서 발생한 법적 분쟁에 대한 책임은 메이커가 단독으로 부담한다’는 이용약관을 이용자들에게 고지하고 있는 상태다.
와디즈 펀딩 제품과 관련한 문제는 최근까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 마련된 각종 피해자모임에서 이어폰과 청소기, 안경, 점퍼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사례는 제품의 하자를 지적하는 것으로, 투자페이지에서 공지된 성능이 실현되지 않았거나 소음 및 잔고장 등 기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사업자 검증 강화해 신뢰도 올려야"
지난해 9월 목표액의 19배가 넘는 5770만원을 모금한 한 무선청소기는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힌다. 저가 무선청소기의 흡입력을 대폭 강화한 제품으로 광고된 이 제품은 배터리 불량 등 항의가 빗발치더니 아예 불량제품을 전량 환불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일명 ‘진물안경’으로 유명한 제품 역시 논란이 됐다. 티타늄 안경으로 광고된 이 제품은 접촉성 피부염을 발생시키는 니켈을 도금 등에 사용해 문제가 됐다. 2336명이 참여해 2억 원 이상이 모였지만 제품은 예고된 기한을 넘겨 배송됐고 소비자의 피해사례도 속속 보고됐다. 당초 투자자와 메이커 사이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한 와디즈 측은 논란이 지속되자 진단서를 제출한 경우에 한해 보상조치를 진행했다.
이밖에 대량생산을 처음 진행하는 신생업체가 성능과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프로젝트가 연기되거나, 동일한 제품을 비슷한 가격에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하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와디즈를 통해 무선이어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유모씨(27)는 “오픈카톡 피해자방에서 이름이 언급된 제품만 열 개가 훨씬 넘는다”면서 “문제가 생겨 소비자보호원이나 이곳저곳에 연락을 해보니 보상이 어렵다고 하는 말 뿐이다. 투자가 끝나니 업체도 연락이 잘 안 되고 완전히 나 몰라라하니 소비자 입장에서 답답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와디즈를 통해 제품을 여럿 구입했다는 이모씨(35)는 “그동안 와디즈에서 산 제품 중에 문제가 없었던 게 더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같은 제품이 해외쇼핑몰에서 비슷한 가격에 나왔던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쇼핑몰에서 살 걸 하는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플랫폼이 사업자와 프로젝트에 대한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아이디어가 좋은 프로젝트를 찾아 투자하는 걸 즐긴다는 강모씨(39)는 "원래 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게 돈은 없어도 아이디어는 좋은 사업자랑 그걸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기술로 엮는다는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며 "플랫폼이 중간에서 제품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을 해줘야 더 많은 사람이 부담없이 크라우드펀딩에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계가 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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