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無人매장 가보니…"직원 없으니 더 편해요"
뉴스1
2019.03.08 08:00
수정 : 2019.03.08 09:33기사원문
© 뉴스1/정혜민 기자
다양한 기기로 제품 추천부터 계산까지 '셀프'로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따라다지면서 묻지 않으니까 편해요. 안에 직원이 없으니까 좀 더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어서 자주 방문하게 될 것 같아요"
지난 5일 오후 이니스프리 셀프 스토어에서 만난 고객 박수지씨(28·여)의 평가다. 그는 친구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하러 근처에 왔다가 이니스프리 셀프 스토어에 들러 매니큐어를 하나 샀다.
지난 2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지하 2층에 이니스프리 '셀프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셀프 스토어는 직원의 도움 없이 혼자 쇼핑하기를 원하는 최근의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 첫선을 보이는 매장이다.
매장 안의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인기 상품이나 고객별 맞춤 상품을 추천해 주고 결제까지 한다. 매장에는 상주 직원이 있지만 고객들이 '호출 벨'을 눌러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응대한다.
매장에는 '카운슬링 키오스크'가 두 대 있었다. 카운슬링 키오스크는 베스트셀러 정보, 매장 내 제품 위치, 이벤트와 할인행사 소식 등을 전해주고 인공지능 상담원(AI) 챗봇과 연결해 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카운셀링 키오스크를 통해 '재구매율이 높은 제품 10위'를 살펴봤다. 1위는 '애플 씨드 립앤아이 메이크업 리무버' 2위는 '비자 트러블 클렌징젤', 3위는 '그린티 씨드 세럼'이었다. 1위와 3위 제품은 기자가 이미 여러 번 써봤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였다.
한쪽에는 피부 상태를 체크해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주는 '뷰티톡 미러'도 눈에 띄었다. 휴대폰처럼 생긴 기기의 '팁'을 얼굴 피부에 갖다 대고 '수분 상태'와 '모공·피지 상태'를 측정할 수 있었다.
평소 피부가 나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수분부족상태. 피부 속 수분이 손실되어 외부요인에 의해 쉽게 건조해지는 피부입니다." "모공관리시급. 피지 상태는 좋으나 모공 관리가 시급한 피부입니다."
뷰티톡 미러는 클렌저/팩, 스킨/로선, 에센스, 크림 등 항목별로 피부에 맞는 제품을 제안했다. 기자에게는 '슈퍼 화산송이 모공 마스크 2X'와 '더블핏 리프팅 마스크(탄력·모공)' 등을 추천했다. 이름만 들어도 강력한 모공 관리 기능이 있어 보였다.
매장 뒤편에는 문진을 통해 피부에 맞는 시트팩을 추천해주는 '시트팩 자판기'가 있었다. 5가지 질문에 답하자 자판기는 기자의 피부를 '복합성 피부'라고 진단했다. 기자는 평생을 '지성 피부'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살아왔다.
마지막으로 제품을 직접 결제해보기로 했다. 이니스프리 재구매율 1위 제품인 '애플 씨드 립앤아이 메이크업 리무버'가 마침 '1+1 행사'를 하기에 두 개 집어들었다.
셀프 스토어 매장에 있는 제품에는 특별히 RFID(무선주파수 인식)가 가능한 태그가 달려있다. 계산대에 있는 쇼핑백에 제품을 두 개 담았다. 계산대는 이 태그를 정확히 인식해 제품 두 개의 값을 계산하고 제품 하나 값을 할인해줬다.
확실히 따라다니는 직원이 없어 자유롭게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제품을 체험해보기 편했다.
서동현 이니스프리 고객경험혁신팀 부장은 "대면(對面)을 부담스러워하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고객층이 늘어나면서 좀 더 재밌고 부담감 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셀프 스토어를 기획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디지털 기기에 기반한 매장 시스템에 노인들이나 외국인들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실제로 매장에 방문한 중국인 노부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상주 직원이 바로 달려나와 이들을 응대했다.
또 매장 직원이 알아서 두둑이 챙겨주던 '샘플' 등 증정품이 없다는 점도 아쉬웠다. 셀프 스토어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셀프 스토어 전용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었다. 지금은 구매 고객 모두에게 '그린티 스페셜 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서 부장은 "젊은 고객들은 편하다고 했지만 연세가 있는 고객들은 친절히 설명해주고 제품을 꺼내주는 직원이 없어 불편하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가 올라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맹점에서도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니스프리 측은 "가맹점에서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충분히 검토한 후에 가맹점 출점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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