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러시아 가나...이 시점에 왜?

파이낸셜뉴스       2019.04.05 14:45   수정 : 2019.04.05 14:45기사원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가시화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후 미국과 갈등을 겪으면서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려는 의도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북한은 우군인 중국과 함께 러시아를 등에 업고 국제사회를 설득해 제재완화 등을 이끌어 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방러 일정 조율 중"

유리 유샤코프 러시아 대통령국 외교담당 보좌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초청을 북한 측에 전달했으며 구체적인 날짜들이 협의될 것"이라며 "북측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31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평양에 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러시아 방문을 요청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접촉이 잇따라 목격됐다. 지난 2일에는 최부일 북한 인민보안상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부 장관을 만났다. 콜로콜체프 장관은 전날 평양에 도착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줄 선물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위원장의 집사격으로 알려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최근 6박7일간 방러했다. 김 부장은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앞서 하노이에 와 김 위원장을 위한 동선 등을 미리 살펴봤다.

■비핵화 협상 국면전환 의도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더욱 가까워졌다. 지난 2015년 김영남 위원장은 러시아 국가 행사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대북 식량지원 등을 통해 북한과의 친선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밀가루 10만t 지원을 요청했으며, 러시아가 이중 5만t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경제교류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나진-선봉지구와 블라디보스톡 간 무역량이 전년 대비 85.3% 증가했다. 양국은 2020년까지 교역 규모를 현재의 10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2018년 7월 3200명의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허가를 2019년 말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장은 "중국만으로 부족하니 러시아까지 끌어들여 대외관계를 개척하고, 자력갱생으로 경제건설을 하겠다는 의지를 미국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동시에 중국을 향해서도, 북한에 영향을 끼치고 싶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이어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을 잘 살게 해주진 못해도 망하지 않게는 해 줄 수 있다"며 "또 국제무대에서 이들이 북한의 입장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중국 외교부는 "대화와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 유일한 통로"라며 북미 간 관계개선을 촉구했으며 "동시적이며 대등 원칙에 따라 제재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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