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내 위해.. 91세 남편, 요양보호사 최고령 합격
파이낸셜뉴스
2019.04.24 07:29
수정 : 2019.04.24 08:26기사원문
[편집자주] 일주일의 '중간날', 일상에 지치기 시작하는 수요일. 희망찬 사연과 함께 잠시 따뜻함을 느끼시길...
치매 아내를 돌보기 위한 구순 남편의 아름다운 도전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최 할아버지는 치매를 앓는 아내를 돌보기 위해 지난달 30일 치러진 시험에 도전, 필기·실기 시험 모두 합격선인 60점을 넘어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습니다.
최 할아버지 아내(81)가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께.
아내는 자신이 관리하던 통장이 제자리에 없다며 할아버지를 채근하거나 약 먹는 시간을 계속 놓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였습니다.
결국 아내는 경증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내의 약을 타기 위해 지난 1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한 최 할아버지는 아내를 더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 보라는 직원의 제안을 받았습니다.
최 할아버지는 곧바로 예산 간호학원 부설 요양보호사 교육원에 수강 등록했습니다. 기본 교재가 600페이지가 넘었지만 최 할아버지는 누구보다 집중력을 발휘했습니다.
두 달간 강의를 들은 뒤, 할아버지는 처음 치른 시험에서 단박에 합격증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최 할아버지는 평소처럼 식사·목욕 수발을 하면서 가족 요양을 통해 한 달 50만∼60만원의 요양보호사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최 할아버지는 "점차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노인들을 가정 내에서 돌볼 수 있도록 전문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며 "아흔이 넘은 나도 도전하는 만큼 용기를 갖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 요양보호사는 치매나 중풍 같은 노인성 질환을 앓는 노인들에게 신체·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으로, 자격시험은 성별·나이·학력 제한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자격시험에는 전국에서 5만3108명이 합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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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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