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기사, 과정평가형으로 전환을 반대합니다”
파이낸셜뉴스
2019.04.28 14:47
수정 : 2019.04.28 14:59기사원문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품질관리 혁신방안과 관련, 앞으로 전기산업기사 자격 시험이 과정평가형으로 전환된다는 소식에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받는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품질관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NCS의 ▲개발 고도화 ▲산업 현장에서의 유연한 활용 ▲국가기술자격과의 연계 ▲품질관리 체계 구축 등 4가지 골자로 한 개선방안이다.
노동부는 ‘과정평가형 자격 확산을 위한 교육시간 기준 조정’과 관련, “기능사 등급 과정평가형 자격 훈련과정의 최소 교육시간 요건을 ‘600시간 이상’에서 ‘400시간 이상’으로 조정하여 과정평가형 자격을 확산한다”라고 설명했다.
즉 검정형 자격증의 경우 필기 및 실기시험만 합격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는데 반해, 과정평가형으로 바뀐 일부 자격증은 NCS 기반의 훈련과정을 이수한 후 소정의 평가를 받아 합격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끔 했다.
■ 143개로 늘어난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시험
지난 2015부터 시작된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 제도의 확산은 매년 30개씩 추가돼 현재 기계설계기사, 컴퓨터응용가공산업기사,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등 총 143개 종목이 해당된다.
이중 기사 자격은 기계설계, 매카트로닉스 등 8개, 산업기사는 컴퓨터응용가공, 기계가공조립 등 44개, 기능사는 컴퓨터응용선반, 금형 등 85개, 서비스는 컨벤션기획사 2급, 전산회계운용사 3급 등 6개 종목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과정평가형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인원은 5600명으로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으로 검정형 자격 개편 및 과정평가형 자격 확산을 통해 국가기술자격이 보다 현장중심으로 직무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교육만 이수했다고 기술자 되는 건 아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기산업기사, 과정평가형으로의 변경안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일부 국가자격시험의 과정평가형 전환을 반대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전기산업기사와 제과기능장 과정평가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사실이라면 이 부분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서 결정하셔야 됩니다”라며 “왜냐하면 교육만 이수했다고 기술자가 되는건 절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기안전관리자 이름만 걸어두고 전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전기안전 관리를 한다면 전기화재, 감전사고, 정전사고, 인명사고, 금전사고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부디 각종 안전관리자들에게 안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글은 28일 오후 1시 기준 2120명이 동의한 상태다.
■ 안전과 직결된 전기 직렬.. “일자리·안전 우려된다” vs “업계 영향 적을 것”
특히 이번 발표에서 논란이 된 자격시험은 전기산업기사와 제과기능장 등이다. 이 자격시험은 지난해까지도 과정평가형으로 전환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이번 발표에서 안전과 직결된 전기 직렬이 포함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턱이 낮아지면서 업계 종사자들이 늘어나 품질이나 임금 하향을 우려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인한 일자리 잠식도 지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격증이 쏟아지면 자격을 갖추지 않은 종사자가 늘어나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자격증 선임제도가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아르바이트 자리 다 차지한다는데, 외국인들이 전기분야 특히 시설 분야에 침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과정평가형이 사실 선진국 시스템에 가까워 방향은 맞지만, 우리나라 직업전문학교가 선진국 수준의 직업교육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라며 교육의 질을 따지기도 했다.
이에 반해 과정평가형 자격이라도 등급이 매겨지고 교육 과정이 어려워 영향이 크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과정평가형으로 바뀐 자격증들도 여전히 검정형으로 실시되고 있어 실무에서 변별력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정평가형이 생겨도 교육장소가 많지 않고, 인증교육기관도 별로 없어 생각보다 배출 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전기는 수요가 많아 살짝 걱정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전기산업기사 #국가직무능력표준 #국가기술자격 #군무원 #전기기사 #자격증시험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