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거래금지 3개월 유예… 압박은 계속
파이낸셜뉴스
2019.05.21 17:28
수정 : 2019.05.21 17:28기사원문
거래사 주가 폭락하자 연기 조치
미국 상무부가 미 기업들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금지를 석달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런 화웨이 규제로 화웨이에 소프트웨어, 장비를 공급해 온 미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충격이 커지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3개월 시간을 줬다.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면 화웨이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화웨이에 대한 수출 금지를 3개월 유예한다고 밝혔다.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청은 관보에서 미 기업들이 화웨이, 관계사들과 거래하는 것을 특정 조건을 전제로 3개월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무부의 3개월 유예 조처로 적어도 석달 동안은 화웨이 안드로이드 폰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지난주 상무부는 미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정부에서 특별 면허를 받도록 했고, 이 특별면허는 '발급거부 전제'에 따라 운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별면허 신청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만 허용될 것이며 신청 대부분은 기각될 것임을 예상해야 한다고 못박은 것이다.
중국과 무역협상이 깨진 뒤 나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조처는 미국 뿐 아니라 화웨이에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전세계 기술업체, 반도체 업체 주가 폭락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날 조처로 각 기업과 시장은 일단 숨 돌릴 틈을 갖게 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완고함은 아직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무부는 3개월 유예를 밝히는 성명에서도 화웨이가 왜 수출금지 기업 리스트에 올랐는지를 다시 강조하며 압박이 쉽게 완화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상무부는 석달 뒤 임시 면허 연장 여부를 다시 평가하겠다며 여지를 남겨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화웨이가 미국의 국가안보 또는 외교정책 이익에 반하는 행동들과 연관된 업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선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 조짐이 보이는 등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터넷에 일부 중국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미국산 제품을 사지 말 것을 권고한 공지문이 떠돌고 있다. 여기에는 KFC,맥도날드 음식도 사먹지 말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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