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이 “어른스러운 노래에 어울리는 목소리됐다”

뉴시스       2019.05.30 16:27   수정 : 2019.05.30 16:27기사원문
미니앨범 ‘24℃’ 타이틀곡은 ‘누구없소’(NO ONE)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누구없소’, 양현석 대표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한다.”

가수 이하이(23)는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3년 동안 앨범을 준비하며 마음에 드는 타이틀곡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아무것도 안 할 때는 너무 외로워서 구슬을 꿰어 주위사람들에게 주곤 했다. 무엇보다 팬들을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한 마음이 크다. 오죽했으면 팬들이 “컴백한다는 기사도 못 믿었는데 드디어 나온다”며 기뻐했을 정도다.

30일 오후 6시 공개되는 세 번째 미니앨범 ‘24℃’에는 스물 넷 이하이가 겪는 사랑의 온도와 다양한 감성을 담았다. 누구보다 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타이틀곡 ‘누구없소’(NO ONE)의 대박을 예감했다.

“조급하게 생각한다고 앨범이 빨리 나오는 게 아니어서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그 동안 많은 노래를 녹음했는데, 좋은 곡을 계속 찾다보니 앨범의 기존 방향을 수정했다. 한 두 곡만 그대로 들어가고, 새로운 곡으로 다 채웠다. ‘누구없소’는 가장 나중에 들었는데도 오랫동안 준비한 곡보다 기억에 남았다. 타이틀곡이 ‘누구없소’로 결정되자마자 (양현석 대표가) SNS에 응원 글을 올렸더라. 곡이 정말 마음에 든다면서 열심히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줬다.”

YG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몰린 상황이다. 승리(29)가 클럽 ‘버닝썬’ 사태에 연루되면서 그룹 ‘빅뱅’에서 탈퇴했고, 양 대표도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다. ‘오랫만의 컴백인데,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해 속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것과 별개로 내 음악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딱히 걱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누구없소’는 이국적인 인도풍 사운드와 레트로 가사가 특징인 곡이다.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직접 님을 찾아 나서는 황량한 마음을 도발적이면서 솔직 당당하게 표현했다. 선배 한영애(64)의 동명 곡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대가 오신 날 밤에 보내드리오다’라는 부분을 가사에 인용해 독특한 느낌을 줬다.

사실 “멜로디만 들었을 때는 그냥 해보고 싶은 곡 정도였다. ‘누구없소’라는 가사가 붙었을 때 ‘꼭 해야겠다’는 느낌이 확 왔다”고 털어놓았다.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는 트렌디 노래인데, “황진이 시조와도 잘 어울렸다”며 “너무 유명한 곡이라서 샘플링이나 리메이크하면 소화를 못 할 것 같았다. 오마주한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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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이는 2012년 SBS TV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1에서 준우승했다. 그해 YG와 전속계약을 맺고 디지털 싱글 앨범 ‘원투쓰리포’로 데뷔했다. 당시 4주 동안 음원차트를 휩쓸며 ‘괴물신인’으로 불렸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서 어릴 때부터 나를 지켜본 분들이 많지 않느냐.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스물네 살인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노래, 가사를 담았고, 직접 아이디어를 내 앨범명도 ‘24℃’라고 지었다. 예전에는 ‘어른 목소리를 지닌 아이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어떤 노래를 불러도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자연스럽게 어른스러운 노래를 불러도 어울리는 목소리가 됐다.”

JTBC ‘슈퍼밴드’를 즐겨본다면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는 항상 떨린다. 예전에 오디션 참가했을 때 긴장감이 떠올라서 계속 보기 어려운데 응원하는 마음도 생긴다. 출연자 중 ‘과학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하이는 단발 머리로 이미지 변신도 시도했다. ‘누구없소’ 무대에서는 ‘코브라춤’ 등 안무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앨범에는 총 5곡이 수록돼 있다. ‘노 웨이’(피처링 지소울), ‘러브 이즈 오버’, ‘한 두 번’(피처링 최현석 오브 트레저), ‘20분 전’(20MIN) 등이다. 특히 ‘20분 전’은 이하이가 이별한 경험을 살려 작사에 참여했다.

“최근 경험담은 아니”라며 “원래 회사에서 연애 제재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유효한지 모르겠다. 유효하다면 앞으로 조심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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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는 어머니라며 ‘언제 앨범 나오느냐?’고 묻기보다 “묵묵히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K팝스타’ 시즌2 출신인 남매듀오 ‘악동뮤지션’의 이수현(20)과도 통하는 점이 많다. 가끔 지쳐서 힘들어 할 때 ‘이 시간도 다시 안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너무 좋은 순간이야’라고 해줘 위로를 받았다. “동생이지만 많이 의지된다”며 “수현이가 문득문득 해주는 말이 힘이 될 때가 많다”고 고마워했다.

이번 활동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콘서트다. '이츠 오버', '로즈', '한숨', '손잡아 줘요' 등 히트곡도 많이 생긴만큼 ‘이제 콘서트 무대를 꽉 채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크다.

다음 앨범도 3년 뒤에나 볼 수 있을까. “세 번째 내는 앨범인데 예상되지 않는다”면서도 “이렇게는 오래 안 걸릴 거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하이는 3년의 공백기를 후회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메꾼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나이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앨범으로 모두 남기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10대 때보다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난 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우리 부모님보다 나이 많은 팬들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지켜본 분들이 많아서 이번 앨범을 통해 ‘잘 자랐다’는 얘기를 들으면 성공한 게 아닐까.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좋지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싶다.
전에는 음원차트를 계속 확인했는데, 오늘는 앨범이 나오는 날인데도 그렇게 초조하지 않다. ‘새로운 노래 많이 들어달라’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가장 하고 싶다. 팬들을 오래 기다리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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