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양대축 집행위원장·ECB 총재 '사상 첫 여성시대'

뉴시스       2019.07.03 08:48   수정 : 2019.07.03 08:48기사원문
행정부 수반 자리에 獨 국방장관 출신 폰데어라이엔 ECB 수장은 佛국적 라가르드 IMF 총재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신임 집행위원장 후보로 2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0)독일 국방장관을 추천했다. (사진=EU 공식 트위터) 2019.07.03.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 후보에 처음으로 여성이 선출됐다. 유로존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후보로도 여성 후보가 내정됐다.

가디언은 EU가 지난 60년 동안 이어진 최고 권력기관에서의 남성 지도자 문화를 깨뜨렸다고 2일(현지시간) 평가했다.

지도부 인선을 놓고 지난 3일 간 진통을 거듭하던 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임시 정상회의에서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을 추천했다.

또 ECB 총재로는 프랑스 출신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뽑았다.

이로써 EU에서 가장 상징적인 5개 직책으로 꼽히는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의장 ▲유럽의회 의장▲ECB 총재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중 핵심적인 두 자리를 여성 인사가 차지하게 됐다.

폰데어라이엔은 하노버 의대 의학박사 출신으로 산부인과 의사 및 의대 교수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의사 면허를 따기 전에는 런던 정치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에서 공부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독일 니더작센주(州)에서 총리를 지낸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지방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발탁된 뒤 2005년 가족여성청년부 장관, 2009년 노동부 장관, 2013년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그는 7명의 자녀를 출산한 다둥이 엄마로도 유명하다.

메르켈 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여성이 처음으로 이 자리를 차기하게 된다는 것은 내게도 좋은 의미다"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또 "52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출신 인사가 집행위원회를 이끌게 됐다"며 기쁨을 표했다.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2일(현지시간)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내정했다. (사진=EU 공식 트위터 캡처) 2019.07.03.


현재 미국 워싱턴에 머물고 있는 라가르드 IMF 총재는 ECB 총재로 정식으로 임명된 뒤 ECB가 있는 독일 프랑크프루트로 거주지를 옮길 예정이다. 현재는 ECB 총재 내정 기간 IMF 총재 역할을 수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AP 통신은 라가르드는 이미 IMF 총재를 지내며 다양한 통화권 내에서 이해관계를 조율한 경험을 익힌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EU는 지도부 자리의 남성 독점 현상에 대해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다.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좋은 해결책을 찾아냈다"며 "폰데어라이엔은 국방과 사회 정책 분야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EU가 집행위원장을 선출해 온 방식인 슈피첸칸디다트(Spitzenkandidat·대표후보) 절차에 금이 간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우리의 선택이 유럽의회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차기 지도부의 성공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나는 예언자가 아니다. 의회에서의 진정한 성공을 평가하는 것은 내 몫의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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