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뫼의 기적을"… 중공업 떠난 군산산단에 신산업 채운다
파이낸셜뉴스
2019.07.15 20:17
수정 : 2019.07.15 20:17기사원문
GM 군산 공장 인수한 MS컨소.. 2021년부터 전기차 생산 예정
중진공, 기아테크 등 12개社 유치.. 국내 최대 전기차 산단 조성 계획
정부 2022년까지 397억 투입.. 군산 재생에너지업 활성화 모색
■'한국의 말뫼'로 부활중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군산은 1996년 국가 산업단지 조성 이후 최대 위기다. 군산단지는 총생산액 최대 69.4%를 차지하는 현대중공업과 한국GM이 각각 2017년 7월, 지난해 5월 공장 문을 닫았다. 근로자는 떠났다. 인근 가게가 문을 닫으며 지역경제도 침체돼 악순환이 반복됐다.
하지만 군산은 재도약을 준비한다. 롤 모델은 스웨덴 말뫼다. 말뫼는 20세기 중반까지 세계 조선 산업 1위로 지역경제 대부분을 담당했다. 하지만 조선 산업이 몰락하며 말뫼 인구 10%인 2만7000여명 실업자가 생겼다.
말뫼는 무너지지 않았다. 조선업에 치중된 재원을 신재생에너지, 정보기술,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 투자했다. 조선소 내 창원지원센터를 설립해 300여개 기업을 유치했다. 결국 네슬레, 칼스버그, 유니레버 등 1000여개 기업, 12개 대학, 10만 여명의 연구 인력이 몰린 과학 클러스터 지역이 됐다.
■전기차 등 신산업 단지로 변화
'한국의 말뫼'가 되기 위해 군산 산단은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로 구성된 MS컨소시엄은 한국GM 군산 공장을 인수했다. 초기 생산시설 등에 2500억을 투자하고 2021년부터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신생 전기차 회사 쑹궈(松果)모터스와 한국기업 한중 합작기업인 SNK 모터스가 군산 새만금산단 내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SNK 모터스는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빠르면 2021년 군산에서 10만대, 대구에서 1만대 규모 전기차를 조립해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산업체 나노스는 중국 전기차 생산 1위 체리자동차와 수소 전기자동차 유통 및 한국 제조공장(SKD)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독점 판매를 전제한 한국형 수소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다. 군산 새만금산단에 33만578㎡(10만평) 규모로 2024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를 생산하고 1000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군산 산단 내 전기차 협동화단지도 조성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군산지역에 전기차 관련 대창모터스(초소형 전기차 다니고), 에디슨모터스(전기버스), 기아테크 등 12개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전기차 협동화사업을 통해 국내 최대 전기차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한다.
전기차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산업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기존 조선·중공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업종으로 전환을 시도한다. 정부는 현재 군산에 남은 조선기자재 업체 25개사에 대해 사업다각화를 위해 2020년까지 총 90억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군산지역 재생에너지사업 활성화를 꾀한다. 오는 2022년까지 해상풍력구조물, 발전설비플랜트, 후육강관 제조가 가능할 수 있는 협동화 공장 및 기술교육과 인력양성을 위한 업종전환지원센터 구축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397억원 규모다.
■산·학·연 협력으로 경쟁력 강화
군산 산단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도 손을 잡았다.
정부는 기술경쟁력을 위한 정책으로 네트워크 확대를 지원한다. 기술을 갖춘 대학, 연구기관 등과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을 공유하고 협력을 확대한다.
R&D 기술지원도 계획 중이다. 국가 기술 개발 과제 내 군산 지역기업을 다수 선정해 자금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자동차부품업체 대상 국가지원과제가 300억원 규모다.
산단공 관계자는 "2013년부터 군산대, 군장대, 호원대가 새만금 산학융합원에 입주하여 산학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제공하는 연구 지원금을 통해 전기자동차 신산업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말뫼는 조선업에 치중된 공공재원을 신재생에너지와 정보기술 등 신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해 유럽을 대표하는 생태도시로 탈바꿈했다"며 "군산도 사업다각화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얼라이언스 구성을 지원하고, 신규판로를 개척해 제2의 말뫼가 되겠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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