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경매로 틈새 재테크' 옛말… 부울경, 건수↑ 응찰자↓
파이낸셜뉴스
2019.07.30 18:32
수정 : 2019.07.30 18:32기사원문
경기침체 여파… 부울경 BSI 하락
낙찰가율·평균응찰자수 전년比↓
#. 경남 함안군 소재 공장은 이달 25일 법원경매에서 7회 유찰 끝에 16억232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 가격은 최초 감정가 59억9459만7750원에 비해 27.08% 수준에 그쳤다. 응찰자는 4명이었다.
2번째로 높은 가격을 제시한 응찰자는 최초 감정가의 24.69%에 불과한 14억8000만원을 써내 낙찰가와 큰 격차를 보였다.
30일 경매업계와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부울경 지역의 공업시설 경매 진행건수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낙찰율(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평균응찰자 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공장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어두운 경기전망에 경매 시장에서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선 부산의 경우 올해 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공업시설 경매 진행건수는 107건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경매 진행건수를 고려하면 연간 법원경매에 나온 공장물건은 지난해 수준(134건)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찾는 사람은 줄어들면서 낙찰율과 낙찰가율, 평균응찰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모두 하락했다.
낙찰율은 지난해 39.55%에서 올해 29.91%로, 낙찰가율은 80.81%에서 73.10%로 하락했다. 평균응찰자 수는 지난해 2.4명에서 올해 1.4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남 지역 역시 올해 진행건수는 540건으로 월평균 수준 감안시 지난해 진행건수(798건)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낙찰율은 지난해 28.20%보다 낮은 24.63% 수준이다. 경남에는 조선·자동차 등 규모가 큰 제조시설이 집중돼있어 경매에 나온 공업시설 수가 부울경 지역 가운데 가장 많았다.
울산에서는 진행건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관심도는 더 크게 하락해 낙찰율과 낙찰가율이 모두 큰 폭 하락했다. 울산의 올해 진행건수는 27건으로 전년(117건) 대비 20% 수준이다. 그러나 낙찰율은 지난해 29.91%에서 올해 18.52%로, 낙찰가율이 71.36%에서 올해 55.92%로 추락했다. 지지옥션 오명원 연구원은 "부울경의 경우 자동차·조선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2015년 이후 꾸준히 공업 시설 관련 경매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낙찰율과 응찰자수는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해당 지역의 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법원 공장경매, 틈새 재테크 '옛말'
공장경매는 일반인들이 대거 입찰에 참여해 시세에서 비슷한 수준에서 낙찰되는 주택과 달리 입찰 경쟁률이 낮아 높은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어 법원경매시장에서 '진흙 속 진주'로 통했다. 또한 공장 신설에 따른 까다로운 인·허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전망이 악화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찾는 발길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울산상공회의소가 이달 들어 울산 지역 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보다 10포인트 하락한 79로 집계됐다.
울산상공회의소는 "조사표 집계 이후 발생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가능성과 수출 관리 운영조치 발표에 따른 일본 수출규제가 반도체 뿐 아니라 정밀기계, 공작기계 및 관련 부품까지 확산될 경우 울산 대다수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올해 2·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에서도 올해 1·4분기 부산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적지수가 전분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66을 기록했다. 부산 주요 제조업체 350개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2·4분기 경기전망 관련 '호전'을 예상한 비중이 20%에 그친 반면 불변(60.6%) 또는 악화(19.4%)를 점친 비중은 80%에 달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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