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강행' 의회 멈춘 존슨… "쿠데타 멈춰라" 격렬 시위
파이낸셜뉴스
2019.08.29 17:46
수정 : 2019.08.29 17:46기사원문
英 총리 "민생법안 처리 일정조정"
브렉시트 논의시간 2주 줄어들어
"민주주의 강탈" 비난 여론 쏟아져
앞서 브렉시트 강경파로 유명한 제이컵 리스 모그 하원 원내 총무는 휴가 중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스코틀랜드 별장에 찾아가 허가를 얻어냈다.
■브렉시트 논의 시간 2주 줄어
그러나 존슨 총리는 28일에 여왕에게서 오는 10월 14일 '여왕 연설'을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 냈다. 영국에서는 의회의 새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왕이 출석해 국정 연설을 하며 의회는 연설에 앞서 일정기간 정지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영국 의회는 오는 이달 9~12일 사이 정회되면서 현재 회기를 끝내고 10월 14일 연설을 계기로 새로운 회기를 시작한다. 회기가 바뀌면 전기에 미결된 모든 법안은 폐기되며 이를 처리하려면 다시 상정해야 한다. 존슨 총리는 28일 하원 의원에 돌린 공지문에서 현재 회기가 340일을 넘겨 400년 의회 역사상 최장 기간 지속됐다며 당장 해결해야할 보건, 치안, 사회기반시설 관련 법안들이 쌓여있지만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요한 법안 처리를 브렉시트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의회를 재 시작해 법안들을 다시 상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하원에서 브렉시트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은 3주도 채 남지 않게 됐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의회의 브렉시트 논의를 방해하려는 정치적 시도냐는 질문에 "절대로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존슨 총리는 급한 민생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회기를 다시 시작하길 원하며 의원들에게는 다음주 복귀(9월 3일) 이후 브렉시트를 논의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쿠데타 멈춰'시위…야권 존슨 저지
그러나 이날 제 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의회를 정지시키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총리가 벌이는 짓은 민주주의를 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회의적인 스코틀랜드의 니콜라 스터전 자치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 대표는 의회를 정지시킨 총리의 행위가 "독재"라며 의원들이 다음주에 총리를 막지 못한다면 "오늘은 영국 민주주의 어두운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에 정치 중립을 표방하던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나는 정부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만약 의회 정회가 사실이라면 이는 헌법적으로 포악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존슨 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난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의회가 정부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이는 헌법 유린이다"고 밝혔다.
이날 정회 소식이 알려지자 런던 총리 관저 앞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몰려나와 "쿠데타를 멈춰라"고 외치며 EU 깃발을 흔들었다. 주요 대도시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운집했으며 영국 의회 사이트에 올라온 정회 반대 청원에는 100만명이 넘는 참여자가 모였다. 노동당 측은 3일 하원이 다시 열리면 즉시 불신임 투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나 보수당 내 반란표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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