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같은 은행지점...아메리카노 마시고 쇼핑도
파이낸셜뉴스
2019.08.30 15:49
수정 : 2019.08.30 15:49기사원문
KEB하나은행 강남역 지점
30일 서울시 강남구 KEB하나은행 강남역 지점을 찾은 정문형씨(34)는 "지난번 왔을 때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다"며 깜짝 놀랐다. 내부에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앤트러사이트' 카페와 온라인편집숍 ‘29CM’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새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 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들을 맞고 있다.
컬처뱅크는 은행 영업점을 다양한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꾸미는 사업이다.
현재 총 5곳의 컬처뱅크 지점이 운영 중이다. 대기표를 뽑고 하염없이 순서만 기다리는 일은 이곳에선 옛말이다. 방문객들은 같은 문을 열고 들어와도 각자 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은행 업무를 보지 않고 카페만 이용하는 손님들도 있다. 온라인 쇼핑몰로 젊은 층에서 입소문이 난 '29CM'의 오프라인 매장도 시선을 끌었다. 편의점 컨셉으로 꾸민 진열대에서 여행용품, 에코백, 화장품 등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정씨는 "처음엔 서로 분리된 곳인줄 알았는데 은행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은행에서 '여유'를 느껴본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은행 업무를 마친 최모씨(54)도 매장을 돌아본 뒤 "이렇게 꾸민 은행은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최씨는 커피를 주문하고 라운지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홍경택 하나은행 강남역 지점장은 '복합 공간'의 취지를 그대로 살렸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홍 지점장은 "다른 은행들이 내놓은 '복합공간'은 여러 콘텐츠가 제대로 융합되지 못하고 그냥 임대만 내주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중간 라운지를 '교집합'으로 최대한 활용해 손님들이 공간 자체를 즐기며 금융도 자연스럽게 소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들이 직접 보고 체험하며 대기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고 덧붙였다.
컬처뱅크에선 입점 업체와 힘을 합쳐 만든 '체험형 교육'과 래퍼들의 '사인회'가 열리기도 한다. 강남역 지점은 올 가을 '금융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일상에서 금융·재테크 정보를 얻기 어려운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행사다. 홍 지점장은 "요즘 같은 때 연금이나 은퇴설계를 50대부터 준비하면 너무 늦다"며 "사회 초년생들이 쉽게 금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콘서트 형식'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 김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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