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익 인텔리콘 대표 "AI가 변호사 대체할 수 없어..법률 도우미 될 것"
파이낸셜뉴스
2019.09.18 13:31
수정 : 2019.09.18 13:31기사원문
법률 AI로 계약서 분석에서 입법 예측까지
"리걸테크로 변호사 생태계도 달라질 것"
[파이낸셜뉴스]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가 달나라 탐사를 위해 개발한 연구물들은 공장이나 자동차에 반영돼 상용화되고 있어요. 정작 이 기술로 연구목적인 달나라에 가진 않습니다. 법률 AI(인공지능)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마찬가지예요. 변호사를 대신할 AI를 만드는 게 아니라 아주 낮은 단계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도전하는 것이죠.”
리걸테크(Legal-Tech) 스타트업 인텔리콘의 임영익 대표( 사진·49·사법연수원 41기)는 “인간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하는 법률 AI가 나오려면 50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AI 기술의 발전은 리걸테크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렇다면 리걸테크가 추구하는 방향은 뭘까? 임 대표는 “리걸테크란 법률 AI가 산업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분야"라며 "우리는 변호사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우미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변호사의 업무를 단위 개념으로 쪼개면 굉장히 많다. 송무·법률자문·계약서 검토·준법감시 등 한 변호사가 수십여 가지의 업무를 맡는다”며 “법률 AI는 변호사의 특정 업무 시간을 단축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인텔리콘이 개발한 지능형 법률 정보 시스템 C.I.A(Contract Intelligent Analyzer)의 경우 계약서 문서를 입력하면 누락, 독소조항 등 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을 분석해준다.
임 대표는 법률 AI가 발전하기 위한 핵심으로 ‘자연어 처리 기술’을 꼽았다. 이는 단순한 키워드가 아닌 일상용어나 문장을 입력해도 AI가 이를 이해하고, 적절한 자료를 찾아주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건설사들이 짬짜미를 할 경우 공소시효가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을 검색하면 공정거래 분야에서 담합과 관련한 법률과 판례 등 결과가 도출되는 방식이다.
그는 “2010년대 들어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리걸테크가 산업적으로 자리 잡고, 관련 스타트업도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현재 인텔리콘은 자연어 처리를 기반으로 법률자체를 추론해 검색하는 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러한 법률 AI의 적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인텔리콘은 앞서 언급한 계약서 분석기나 법률 검색 시스템은 물론, 여론추이를 토대로 입법 예측기도 활용하고 있다.
법률 AI를 중심으로 한 리걸테크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변호사들의 업무 환경도 천지개벽할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임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치열한 경쟁에 팍팍했던 변호사 업계가 온라인 로펌과 리걸테크의 등장으로 숨통이 트였다”며 “로펌들이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경력에 따른 정보의 비대칭성이 깨져 기존 시니어·주니어·보조 변호사로 구분되는 정형화된 인사구조도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들도 사건처리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더 품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법률비용은 떨어질 것”이라며 “시민들도 단순한 자문들, 부동산 계약서 작성이나 일상에서의 시비, 행정절차 문의 등을 법률 AI를 통한 질의응답으로 쉽게 도움 받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리걸테크 혁명은 민간보다는 대법원이나 공공기관이 주도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법원도 내년부터 AI를 활용한다고 하는데, 몇 년 뒤에는 새로운 형태의 재판이 있을지 모를 일이다”고 내다봤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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