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중앙시장에 분 변화의 바람…"'노브랜드' 날래 가보자고"
뉴스1
2019.10.24 15:38
수정 : 2019.10.24 15:38기사원문
24일 오전 11시 강원도 삼척시 중앙시장 안. 노란색 바탕에 'No Brand'(노 브랜드)라고 적힌 현수막과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삼척시장과 함께 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귤·배추·계란·생선 바구니가 놓인 거리를 지나 시장 한복판 건물 C동 2층으로 올라갔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 문이 열려 있었다.
지난 20여년 간 공실 상태였던 공간이 '상생 매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20·30대 '새댁'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날래 가보자"며 매장 안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노브랜드는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매장으로 신선·가공·공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을 팔지는 않는다. 기존 상인의 주력 판매 품목인 만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상인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차원이다.
상생스토어의 취지는 '고객을 끌어모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상생스토어 효과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당진 전통시장은 상생스토어가 들어선 2016년 매출이 전년보다 약 11%, 다음 해인 2017년에는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후 12시30분쯤 중앙시장 상생스토어 안은 북적대기 시작했다. 여성 방문객이 다수였고 이들은 장바구니에 물건을 한가득 담고 있었다. 삼삼오오 점심 식사를 하고선 단체로 '구경삼아 왔다가' 물건을 구매하는 쇼핑객도 적지 않았다.
주방세제를 구입한 서옥란씨(여·80)는 "고향 친구 약 30명이 오늘 점심 모임을 가졌는데 노브랜드가 밥상 위에서 화제에 올라 한번 와봤다"며 "매장 안이 아주 환하고 깨끗한 게 시장이 살아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씨와 함께 온 김옥선씨(81)도 "맞아, 맞아, 아주 환해서 보기 좋구먼"이라고 맞장구쳤다.
삼척시에 퍼진 '노브랜드 오픈' 소문을 듣고 방문한 '새색시'도 많았다.
유모차를 끌며 장을 보던 김윤희씨(여·33)는 "온라인 커뮤니티 '맘카페'에 노브랜드 오픈 글이 올라왔기에 오픈 날에 맞춰 일부러 매장을 찾았다"며 "삼척시장 주변에 제대로 '키즈카페'도 없고 적당한 쇼핑 장소도 없었는데 매장 오픈은 아주 잘된 일"이라고 환영했다.
또래 주부 4명과 찾은 박모씨(여·38)는 "닭고기 꼬치, 우유, 계란, 감자칩 등 노브랜드 상품을 좋아했는데 지방에선 노브랜드 상품을 사기 쉽지 않아 아쉬웠었다"며 "이번에 매장을 열어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마트는 지자체와 민간기업 3자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처음으로 뜻을 모았다는 데 중앙시장 상생스토어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원도는 이마트의 전통시장 상생 파트너로 삼척 중앙시장을 추천하고, 삼척시는 예산을 투입해 기반 시설을 정비했다. 이마트는 스터디카페형 휴게공간 '&라운지', 아이들 학습 공간 '키즈라이브러리'를 조성해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이번 매장 개점으로 중앙시장이 생기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1975년 문을 연 중앙시장은 탄광 산업 쇠퇴로 최근 눈에 띄게 활기를 잃었다. 매장 약 550곳 중 167곳이 20여 년간 비어있을 정도였다.
중앙시장 상인 전찬욱씨(64)는 "노브랜드 입점은 상인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시장 손님은 무엇이라도 구매하는 특성이 있는데, 노브랜드 때문에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다른 점포에서도 자연스럽게 소비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