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가 숨을 쉰다!.. 항아리·유산균으로 숙성
파이낸셜뉴스
2019.10.25 13:53
수정 : 2019.10.25 14: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숙성된 식재료는 깊은 풍미를 자아내고, 식감 역시 부드러워 소화하는데 큰 부담이 없다.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도록 돕는 숙성의 미학은 흔히 생선회를 떠올리기 쉬운데, 우리가 일상에서 섭취하는 고기에도 숨겨져 있다.
고기의 숙성은 가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사후경직이 풀리고 조직이 연화되면서 근육에 있는 카뎁신 효소에 의해 단백질이 가수분해되어 고기의 풍미를 향상시키는 유리아미노산과 펩타이드가 생성된다고 알려졌다.
각자만의 방식과 노하우로 재워 두고 방치해두는 것이 숙성이지만, 고기 참맛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선 숙성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 소재한 ‘조선현방’에서는 항아리와 유산균을 이용해 발효 숙성한 이색 메뉴 '항아리 발효 삼겹살'이 인기다. 식물성 유산균을 고기에 투입시켜 발효한 후 항아리(옹기)에 넣어 저온 숙성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항아리는 예로부터 생명의 그릇이라 부른다. 옹기 벽에 생긴 구멍을 통해 산소가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우수한 통기성을 자랑해 가장 이상적인 발효환경을 만들어주고, 발효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유산균을 많이 자라나게 된다. 선조들의 과학적인 항아리 원리를 발효 숙성에 적용시켜 고기도 숨을 쉬게 만든 것이다.
또 항아리 숙성 시 돼지고기의 단백질 성분이 유산균에 의해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감칠맛을 뛰어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덕분에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즐길 수 있고,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이와 더불어 특별한 양념장에 넣어 재운 항아리 양념 갈비는 숙성한 고기에 유산균 발효 양념으로 숙성해 보다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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