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오픈? 개별관광?… 정부 ‘금강산 창의적 해법’ 고심

파이낸셜뉴스       2019.10.29 17:41   수정 : 2019.10.29 17:41기사원문
국제관광지·개별관광 거론되지만
中 특수·신변안전 문제 해결과제
정부, ‘재개’ 묘수찾기 나서는데
北은 "문서로만" 실무회담 거부

북한이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논의와 관련, 정부와 현대아산이 실무회담을 열자고 역제안한 대해 29일 문서만으로 논의하자고 응답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내놓을 '창의적 해법'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로선 남북간 평화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대북제재를 우회하며 북한을 만족시킬 '묘수찾기'에 여념이 없다.

■'국제 관광지'로 리뉴얼 오픈?

29일 통일부에 따르면 금강산이 '관광지역', '이산가족 만남의 장', '사회문화교류 공간' 등 3개의 기능적 공간으로 구성돼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창의적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감안하면 창의적 해법은 단순히 관광을 재개하는 수준이 아니라 더 포괄적인 청사진일 것으로 추정된다.

박정진 경남대 교수는 "기존의 금강산관광 형태가 아니라 국제 관광쪽을 창의적 해법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주도하지만 남한정부와 공동개발하고 현대아산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해서 금강산을 리뉴얼 오픈하는 것"이라는 안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금강산을 찾는 관광객 중 대다수가 중국인들이어서 자칫 금강산관광 재개로 인한 '특수'를 중국이 독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 교수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 남북이 교류할 부분이 바로 사라져버리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남북간 사업의 80~90%가 중국으로 쏠리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개별관광시 신변안전보장 우선"

개별관광도 창의적 해법의 하나로 거론된다. 유엔 제재사항인 벌크캐시(대량현금) 유입을 피할 수 있어 남북이 어느 정도 접점을 찾기만 하면 가능한 방식의 하나다. 다만 개별관광 허용시 신변안전 보장 문제가 해결과제로 떠오른다.

통일부 당국자는 "(창의적 해법중) 개별관광이라고 특정해서 말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우리국민이 북측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변안전 필수"라고 말했다. 일단 남북간 실무회담이 열리면 이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다는 게 통일부 입장이지만 북한이 이날 우리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없이 문서교환방식으로 합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내와 실무회담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실무회담 대신 문서 협의방식으로 북측이 통지해옴에 따라 창의적 해법 마련을 위한 우리측의 노력이 다소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광대금 '에스크로 계좌' 가능할까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아이디어에는 에스크로 계좌와 현물지급 방식도 있다.

에스크로(제3차 예치) 방식은 관광대금을 별도 계좌로 입금한 뒤 북한의 비핵화 이행시마다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벌크캐시가 북한에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면서 금강산 관광도 가능한 카드로 거론돼왔다. 국회에서도 에스크로를 금강산 관광의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현금이 아닌 현물로 지급하는 방식도 있다. 북한에 식량이나 의약품으로 관광비용을 대신 지급하는 형태로 이 역시 대북제재를 피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을 북한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창의적 해법' 모색 자체가 북한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요구에 우리가 휘둘리는 모양새라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현실보다는 기대를 갖고 접근하는 게 문제"라며 "북한이 금강산의 약속을 뒤집으면 해외투자 유치를 못할 것이라고 나가는게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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