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비친 또 하나의 가을, 지금 만나러 갑니다
파이낸셜뉴스
2019.10.31 17:08
수정 : 2019.10.31 17:11기사원문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림이 펼쳐지는 산막이옛길
송시열이 머물렀다던 화양구곡, 물 좋은 괴산의 자랑
은행나무와 환상적 케미 뽐내는 문광저수지는 사진 명소
그 후에 고개 주위에 배나무가 많아서 이화령으로 불리게 됐다. 이화령의 높이는 548m이고 소백산맥의 조령산과 갈미봉 사이에 있다. 예로부터 조령이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을 잇는 주요 교통로로 이용되었지만 고개가 높고 험해 불편했다. 일제강점기 때 이러한 불편한 점과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을 말살하기 위해 조령 바로 밑에 고개를 만들었다. 이화령 고갯마루에는 조망이 일품인 휴게소가 있고 고개가 끊어놓은 산자락을 연결하는 생태터널이 지난다. 이화령 고갯마루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내린 빗물은 한강으로, 동쪽으로 내린 빗물은 낙동강으로 흐른다.
충북 괴산군 관광지도를 살펴보면 온통 초록색이다. 그만큼 산이 많고 깊다는 증거다. 산이 많으니 계곡도 많다. 쌍곡과 선유동계곡, 화양동계곡, 갈은계곡 등 내로라하는 계곡들이 밀집해 있다. 넓고 깨끗한 너럭바위와 맑은 계류, 우뚝 솟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이 마치 한 폭의 진경산수처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1957년 완공된 괴산수력발전소의 호수를 이용해 복원한 산막이 옛길을 걷다보면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만든다.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로 가는 방법은 3가지다. 옛길, 한반도 전망대와 천장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배편이 그것. 산행을 좋아한다면 등산로로 시작해 옛길로 돌아오는 것도 좋고, 여유를 즐기려면 옛길로 시작해 배편으로 돌아와도 좋다. 산막이옛길 주변으로 차돌바위나루와 산막이나루, 굴바위나루가 있다. 배편을 이용하고 싶다면 동선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산막이나루에서 차돌바위나루로 가는 배편이 가장 인기가 많다. 어떠한 길로 가든 선택은 자유다. 길에는 고인돌쉼터, 소나무 출렁다리, 정사목, 노루샘, 호랑이굴, 매바위, 앉은뱅이 약수, 얼음 바람골, 호수전망대와 마흔고개, 다래숲동굴 등 산책로 주변 볼거리가 가득해 지루할 틈이 없다.
화양구곡의 시작점인 경천벽에서부터 마지막 파천까지 걸어가는 계곡 산책길이 좋다. 넓게 펼쳐진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주변의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룬다.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진 경천벽을 지나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과 학소대를 거쳐 깨끗하고 반듯한 흰 바위 위로 맑은 계곡물이 스치듯 지나가는 파천에 다다른다. 계곡 산책로는 3.1km. 화양동 계곡은 괴산 선유동 계곡과 7㎞거리에 있으며 푸른 산과 맑은 물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지이다.
한지에 대해 알아본 뒤 문광저수지로 향했다. 문광저수지에는 은행나무 300그루가 노랗게 물들어 가을의 정취를 자아낸다. 양곡저수지로도 알려진 이곳은 물가 400m 구간에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은행나무길은 1979년 마을 진입로에 은행나무 300그루를 심어 조성한 것이 시작. 올해는 포토존과 조명이 설치되어 밤에도 은행나무길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문광저수지는 준 계곡형의 저수지로 주변의 숲과 오래된 고목이 많아 낚시터 전경이 아담하다. 은행나무길 바로 위에는 소금의 역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소금문화관'과 염전 체험장 등을 갖춘 소금랜드가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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