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월 ‘한·미 연합훈련’ 시기 도발 가능성… SLBM 등 제한적 자극 유력
파이낸셜뉴스
2020.01.02 17:59
수정 : 2020.01.02 17:59기사원문
‘대미 도발 시점·강도’ 전문가 예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의중이 고스란히 반영된 북한 전원회의 보고문의 핵심은 '공세적 대응',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이고 충격적 실제 행동'에 나서겠다는 강경입장이다.
북한의 무력 도발 움직임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이제 '도발 수위 및 강도'와 '도발 시점'에 관심이 모아진다.
■北 도발 '2월말~3월초' 제기
도발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공표한 셈이다.
오는 11월 초대형 이슈인 미국 대선을 이용한 몸값 올리기 전략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중지를 대북 외교의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민감한 시점에 제한적 도발을 감행, 유리한 대화 고지를 점한다는 시나리오다.
전문가들은 우선 '3월 위기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미 양군이 연합훈련에 나서는 시기에 새로운 전략무기를 내놓는 도발을 벌인다면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대조선적대시 정책 폐기'에 힘을 실을 수 있고, 도발 명분도 확보할 수 있어 가장 적기라는 분석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오는 11월이 미국 대선인데, 북한이 원하는 효과를 보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고 그때 도발이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북한에 대해 악감정을 갖게 될 것"이라며 "3월이나 한·미 연합훈련 시기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2월말 3월 초는 일종의 도발 지뢰밭으로, 과거 50~60년 동안 북한의 패턴을 보면 이 시기 집중적 도발을 해왔고 관련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의도하지 않았던 군사적 움직임이 빚어질 수 있다"며 3월 도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미의 연합훈련 시기를 노려 도발할 경우 미국을 자극하면서도 도발 명분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개량형 ICBM·SLBM 제한적 도발
현재로선 북한이 고강도 도발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바라는 체제안전 보장과 대북제재 완화는 사실상 미국만이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자극을 줄 경우 북·미 대화 틀 자체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략적 무기를 선보이겠다는 북한의 엄포가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과시하며, "그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감내할 수 있는 '레드라인'을 넘지 말 것을 경고한 셈이다.
홍민 실장은 "전략무기의 범주를 우리식으로 볼 것이 아니라 북한식 어법으로 봐야한다"며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가 멀리 날아가서 타격 지점을 대량 파괴하는 핵이나 ICBM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가치가 높으면서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는, 발전된 형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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