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태석 신부 남수단 제자 존 마옌 루벤, 의사국가시험 합격
뉴스1
2020.01.22 17:20
수정 : 2020.01.22 17:20기사원문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한국에서 온 슈바이처'로 불린 고 이태석 신부의 남수단 제자 존 마옌 루벤(34)이 의사국가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그는 "앞으로 의사로서 신부님이 하시던 일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태석 신부님이 돌아가시고 선종 10주기에 합격한 것은 정말이지 신부님께 받은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이후 그동안 재도전을 준비하면서 긴장되고 부담감에 짓눌렸던 심정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존은 "국가시험은 많은 학생들 같이 보는 중요한 시험인데다 혹시라도 '안되면(떨어지면) 어쩌나'라는 부담감에 힘들었다"며 "하지만 저를 위해서 응원하고 기도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번엔 잘되지 않을까'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수단은 의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많은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 내과나 산부인과 쪽으로 전공을 선택할 계획이지만 남수단의 상황을 연구하고 나의 적성도 깊이 고민하면서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인턴, 레지턴트, 펠로우 과정까지 6~7년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존은 이태석 신부의 뒤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한번 명확히 했다.
존은 이태석 신부가 지금 살아 있다면 "'감사합니다'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신부님 덕분에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됐고 의학까지 공부해서 의사가 됐는데 어떻게보면 이태석 신부님 덕분에 이뤄진거 같다. 신부님이 돌봐온 환자들이 많았고 떠나시면서 (남겨진 이들에 대한)걱정하는 마음도 많이 있었을 것"이라며 "신부님 처럼 많은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훌륭한 제자가 여기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전하고 싶다. 토마스와 함께 우리는 앞으로 신부님이 하시는 일들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2일 인제대 의과대학에 따르면 제84회 의사국가시험에서 인제대 의과대학 학생 99명이 응시해 전원 합격했다. 이번 의사국가시험의 전국 평균 합격률은 94.2%다.
이 신부의 남수단 제자인 존은 지난해 인제대 의과대를 졸업하고 같은 고향 출신이자 제자인 토마스 타반 아콧과 실기시험에 함께 합격했지만 필기시험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올해 필기시험에서 최종 합격해 의사가 될 자격을 얻었다.
인제대 의과대학은 지난해 졸업한 존을 위해 지난 1년동안 기숙사를 제공하고 의과대학 학생들과 의사국가시험을 함께 준비하고 협동할 수 있도록 학습 환경을 마련해왔다.
최석진 인제대 의과대학장은 "지난 10년동안 역량을 바탕으로 의학교육에 힘쓴 결과"라며 "힘든 의학교육프로그램에동참해준 학생들과 교수진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 졸업생은 성적에서 절대평가를 처음 적용한 학년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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