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증거인멸 혐의' 前 애경대표 2심도 실형
파이낸셜뉴스
2020.01.31 15:06
수정 : 2020.01.31 15: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지시 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이근수 부장판사)는 31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전 대표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습기살균제 판매에 대한 사법상 권리의무가 애경에 귀속되는 것과 별개로 원료의 유해성과 제품 안정성 점검을 게을리 해 소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은 애경이 아니라 실제 제조판매에 관여한 경영진과 담당자들이 부담하는 것"이라며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책임 주체가 애경이라는 피고인들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가습기살균제로 야기된 심각한 피해와 사회적 충격을 고려할 때 제조·판매·유통과정에서 구체적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가 철저히 규명되고 그에 따라 엄중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며 "피고인들이 인멸·은닉한 자료는 애경이 제조에 관여한 가습기살균제 제품과 관련된 것으로 애경 임직원의 책임범위를 밝혀내는 데 필수적 자료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소비자들이 겪은 고통을 외면한 채 비난을 회피하려는 이기적 의도로 한 것이고, 전 회사가 조직적으로 계획적으로 한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 전 대표의 양형에 대해 "자신의 지휘·감독을 받는 직원들에게 범행을 지시했는데도 지속적으로 나머지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합당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 전 대표는 2016년 2월 검찰의 가습기살균제 수사에 대비해 애경산업에 불리한 자료를 인멸·은닉하는 방안을 포함한 '가습기살균제 사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증거를 인멸·은닉할 것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해 10월에는 국정조사에 대비해 비밀 사무실을 차리고 별도의 TF(태스크 포스)팀을 꾸려 애경산업 서버를 포렌식한 뒤 이를 바탕으로 국회에 제출할 자료를 정하고 이후에도 증거 인멸을 계속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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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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