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재앞둔 박현주, 지배구조 개편 속도내나
뉴시스
2020.02.13 11:28
수정 : 2020.02.13 11:28기사원문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대우 지분 400억원 추가 매입 일감몰아주기 3월초 공정위 제재 임박...미래에셋 "주주가치 제고 차원"
미래에셋그룹은 그간 공정위원회로부터 금융과 비금융이 복잡하게 얽힌 `불투명한' 구조를 가진 대표적인 대기업 계열로 지적돼 왔다.
13일 미래에셋캐피탈은 4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주식 약 570만주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최대주주가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 매입을 결정한 것"이라며 "미래에셋대우의 현재 주가 수준이 펀더멘탈을 고려할 경우 저평가 영역에 있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 차원의 의미도 함께 있다"고 설명했지만, 임박한 공정위 제재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 시절 미래에셋그룹을 최악의 지배구조를 가진 대기업으로 지목하며 복잡한 지배구조 체질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박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느리고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을 지배하는 구조에 대한 개선책을 요구했다.
2018년 기준으로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48.63%를 보유하고 있고 부인 김미경 씨가 10.24%, 세 자녀와 친족 지분이 포함된 기타 지분이 41.13%로 이뤄져 있다.
박 회장과 부인, 자녀 및 친족까지 합치면 지분율이 92%에 달해 사실상 박 회장의 개인 회사로도 볼 여지가 많은데 이 회사가 그룹 내 정점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등을 미래에셋캐피탈의 종속회사에서 제외하고 관계사로 재분류하는 노력을 보였지만 정부의 압박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공정위의 칼날은 지주회사격인 미래에셋컨설팅으로 향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펀드를 만들어 포시즌스서울호텔, 블루마운틴컨트리클럽에 투자한 뒤 미래에셋컨설팅에 운영을 맡기는 등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후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박 회장 일가가 소유한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을 몰아준 것이 위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올해 전원회의를 열고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제재 여부와 수위를 심의, 의결한다는 방침인데 이르면 이달말 또는 다음달 전원위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는 또 다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 진행하고 있는 사업도 적지 않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박 회장도 그룹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미래에셋캐피탈의 역할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공정위 제재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배력을 높여 박 회장의 회사 경영 지배력을 일부분 낮추면서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12일 400억원 규모(약 570만주)의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주식을 시장에서 매입키로 했다. 2018년 200억원, 2019년 500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 이후 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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