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플립, 최적 사용감 찾기 위해 3D프린터로 만든 아트피스만 수백개"
파이낸셜뉴스
2020.02.13 16:00
수정 : 2020.02.13 17:38기사원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김태중 상무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샌프란시스코(미국)=김성환기자】“갤럭시Z플립은 좋은 디자인과 그립감을 주기 위해 수백개의 아트피스를 만들어 작업했다. 수백번 테스트해보고 내부 조사까지 거친 결과물이 이제야 나왔다고 보면 된다.”
갤럭시Z플립은 ‘갤럭시 폴드’ 후속작으로 나온 삼성전자의 두 번째 폴더블 폰이다. 갤럭시 폴드는 약 7년간 개발했지만 갤럭시Z플립도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데 약 3년이 걸렸다. 공학적 내구성을 갖추고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하도록 만드는데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는 “펼치면 시원시원한 화면을 사용하면서도 접으면 한 손에 쏙 들어와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최적의 절충점을 찾기 위해 디자인팀과 개발팀이 협업했다”면서 “그 결과 펼친 상태에선 6.7인치의 대화면이 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접거나 펼쳤을 때 완벽한 그립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완제품이 나올때까지 디자인팀은 수백개의 가상 모델을 컴퓨터로 만들었다. 그 후엔 디자인을 실물로 뽑아내는 거친 작업을 반복했다고 한다. 작업실에 배치한 3D프린터로 아트 피스(art piece)를 뽑아내고 실제 손에 잘 쥐어지는지, 펼치거나 접었을 때 어느정도 호감이 가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각 모델별로 설문조사를 거치면, 이를 데이터화해 축적한다. 볼륨버튼, 지문인식 버튼을 어느쪽에 배치할때도 평가데이터를 뽑은 후에 최종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디자인팀은 갤럭시Z플립의 색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보편성과 개성, 2가지를 모두 잡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 결과 미러 블랙, 미러 퍼플, 미러 골드 등 3가지 색상을 선정했다. 블랙은 주로 남성층을, 퍼플은 여성층을 겨냥한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골드 색상은 국내에선 나오지 않는다.
김태중 상무는 “블랙, 퍼플, 골드 등 3가지 색상은 내부적으로는 주요 타깃층을 염두에 뒀지만 누구나 포용할 수 있는 보편성까지 함께 고려했다”면서 “골드 색상은 특정지역 소비자들 타깃으로 한 제품이지만 소비자 반응을 본 후 다른지역도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Z플립은 현재 3가지 색상 이외에 또 한가지 디자인이 있다. 패션브랜드 톰브라운과 협업해 만든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이다. 톰브라운 브랜드의 상징적 색상인 레드, 화이트, 블루 문양을 입체적으로 적용했다. 전용 케이스 역시 같은 삼색 패턴으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팀은 이 삼색 패턴에 실제 섬유를 만지는 듯한 질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톰브라운이 제작한 가죽을 덧대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김 상무는 “톰브라운과는 2019년 초에 만나서 약 1년동안이나 작업했다”면서 “하이테크회사와 하이패션브랜드가 지향하는 바가 달랐지만 서로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지 고민하며 공동의 목표를 찾아낸 결과”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갤럭시Z플립의 Z라는 네이밍 또한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갤럭시Z플립을 반쯤 편 상태에서 배치하면 아름다운 Z형태가 되고, 제품의 완성도나 트렌드 리더로서의 자신감을 표현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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