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 뒤처질라' 과외 찾는 고3학부모들

      2020.03.09 17:37   수정 : 2020.03.09 17:37기사원문
#.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A씨는 최근 과외 업체를 찾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미뤄지고 학원이 휴원하면서 아들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과외비가 부담스럽지만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이미 주변 학부모들은 비대면 '화상과외'까지 신청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와 학원 등 시설이 제한되면서 과외를 찾는 수험생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갈 길이 바쁜 학부모들이 사람이 모이지 않는 교육 환경을 찾다보니 과외의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강사의 방문을 기피하는 일부 학부모들은 화상과외까지 등록하며 입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 안전한 교육을 찾아서"

과외업체 관계자 B씨는 9일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원래 과외에 대한 수요가 많지만 학원이 휴원하면서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며 "혼자 공부하면 느슨해진다고 생각한 학부모들이 과외를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외 강사의 방문을 꺼리지 않냐는 질문에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그렇다고 진행 중인 과외를 중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오히려 새로 등록하는 고3, 재수생 학생들이 많다. 학생의 안전을 위해 강사는 수업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세정제를 항상 구비한다"고 답했다.

학원의 휴원으로 특수를 누리는 건 화상과외도 마찬가지다. 화상과외는 테블릿PC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1대1 수업을 일컫는다. 강사가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도 그만큼 적다.

화상과외 업체 관계자 C씨는 "2월 수강생이 1월보다 30% 이상 증가했다"며 "화상과외는 장소에 제약이 없고 학생이 원한다면 밤 12시에도 실시간으로 수업을 한다. 코로나19 걱정이 큰 수험생 학부모들에게 최적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학부모는 자기도 학원 강사인데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못해서 화상과외를 신청한다고 말한 사례도 있었다" 며"이렇게 등록한 누적 수강생이 2000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래도 대학은 보내야지"

과외 비용은 강사와 수업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학원에 비해 높은 편이다. 취재를 통해 확인한 업체들은 주 2회, 각 90분 수업이 한달 평균 50만원 수준이었다. 화상과외는 일반 과외에 비해 저렴하지만 같은 수업 시간을 기준으로 평균 35만원을 웃돌았다. 수업 횟수나 시간을 늘려서 월 100만원이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학부모들은 전했다.

학원이 휴원하면서 급한 마음에 과외를 고려하는 학부모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자영업을 한다는 50대 고3 학부모 D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다니던 학원도 못 보내고 있다"며 "다른 애들은 과외받는다고 하는데 우리 애만 놀게 할 수 없지 않나. 손님이 줄어서 형편이 안 되도 당장 대학은 보내야 하니까 과외를 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50대 재수생 학부모 E씨는 "자식의 인생이 걸린 일이다.
코로나19로 불이익받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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