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맹 본사 지원... 어떻게 다른가?

파이낸셜뉴스       2020.03.12 15:14   수정 : 2020.03.12 15:14기사원문
명륜진사갈비, 임대료 파격 지원 화제
로열티·물류비 감면 일반적... 점주 '위안'
일부 업체 눈치보다 점주 항의 받기도



[파이낸셜뉴스]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 지원에 나서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지원안을 발표한 본사만 70여곳에 달한다.

가까이서 이 지원안을 들여다보면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가맹점주에게 파격적 지원을 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현실적인 안 마련에 골몰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반면 생색내기로 빈축을 사는 곳도 있고 선뜻 결정하고 못하고 눈치만 보는 업체도 여럿이다.

너도나도 발표하는 지원금은 실제 가맹점주에게 어떤 효과를 일으킬까?

12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회장 정현식)에 따르면 협회 소속 56개 본사가 가맹점 지원안을 발표했다. 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업체까지 따지면 지원안을 밝힌 곳이 70곳이 넘는다.

지원안은 다양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전 가맹점에게 임대료 전액을 지원한 명륜진사갈비다. 23억원을 들여 한 달 월세 전액을 지원했고 휴업한 업체에게 지원금도 별도 책정했다. 명륜당이 가맹점 지원에 들인 돈은 30억원에 달한다.

지원안을 밝힌 70여개 업체 가운데 월세 전액 감면은 명륜당이 유일하다. 이밖에 임대료를 지원한 곳은 확진자 피해가 발생한 점포에 한해 임대료를 지원한 얌샘김밥 정도다.

대부분은 로열티나 물류비 감면혜택을 준다. 채선당·청담동말자싸롱·킹콩부대찌개·김가네·얌샘김밥·경성주막1929·꼬지사께 등이 대표적이다. 원두와 빵 등 필수 물품을 무상 지급하거나 손소독제·마스크·스팀살균청소기 같은 위생용품을 지원하는 업체도 여럿이다.

이는 로열티와 물류비 감면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로열티는 월 30만원을 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이마저도 매출에 연동된 경우가 많아 감면해줘도 본사 부담이 크지 않다.

최근 지원안을 밝힌 한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로열티나 물류비가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사실 어렵다”면서도 “본사가 우리를 나몰라라 하지 않는다는 위안을 주고, 우리도 손해가 크니까 그 이상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가맹본사의 이러한 행보는 일선 가맹점이 운영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배달중심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평균 매출이 전년 대비 70%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구·경북은 피해가 더욱 극심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협회 관계자는 “피해를 조사하는 것도 의미가 없을 만큼 전국 매출이 다 떨어졌고 그래서 지원안이 나오고 있다”며 “다들 엄청 힘든데 피를 뽑아서 (지원을) 주는 상황이어서 (협회가) 독려까지 할 수는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가맹본사의 지원에도 점주들의 고통은 극심하다. 우선 당장 나갈 월 고정비부터 걱정이다. ‘착한 임대인’ 운동 등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전과 같은 부담을 오롯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유 있는 가맹점주도 드물게 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월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에 이르는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 점주는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일부 업체는 다른 업체 지원규모를 살피며 눈치만 보다 눈총을 받기도 한다.
여러 브랜드를 가진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브랜드에 대한 지원책만 발표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다 다른 브랜드 점주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진정성이 없는 일부 본사의 태도에 점주들은 분개하기도 한다. 한 프랜차이즈 점주는 “원래 손님이 가득 차는 시간에도 텅텅 비어있고 한숨만 난다”며 “본사에서 소독제랑 마스크만 보내주고 뉴스내고 하는데 그동안 돈 꼬박꼬박 받으면서 위기대응 잘 한다고 홍보한 게 고작 이건가 싶다”고 답답해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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