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원가 13%↓ 불량률 50%↓…한 중소기업에 일어난 기적

뉴스1       2020.03.18 13:46   수정 : 2020.03.18 13:46기사원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일 경남 창원시 태림산업 창원공장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0.2.3/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19년 예상 매출 55억원. 직원 피로도 60% 감소. 생산 원가 13% 절감.'

티슈 제조업체인 아이리녹스가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뒤 거둔 성과다. 아이리녹스는 대부분의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해 왔지만 납품 규모가 커지고 작업량이 늘어나자 한계를 느끼고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Δ자동 이송장치 구축 Δ포장 공정 자동화 Δ분진 개선을 위한 휴미드 도입 Δ제품 이동·검수 과정에 센서·직교 로봇 도입 등 티슈 업계에서는 체초로 제조 공정의 완전 자동화를 이뤘다. 품질관리 시스템에도 객관 지표를 도입해 검수 작업자들의 피로도를 줄였다.

그 결과 과거에는 직원 3명이 1시간에 30박스를 생산했지만, 2명이 45박스를 생산하는 등 생산성이 향상됐다. 생산 원가는 13% 이상 절감할 수 있었던 반면 불량률은 50%나 줄었다.

아이리녹스는 미용 티슈 제조까지 사업을 확장해 직원 3명을 추가 고용하고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는 등 사업을 넓혀 나가고 있다. 엄정훈 아이리녹스 대표는 "올해부터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며 "점보롤 케이스와 페이퍼 타월 케이스 사업을 시작으로 수출을 통한 성장 기회를 만들려 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9일 발간한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우수 사례집'에는 이처럼 스마트공장 사업 과제 수행을 통해 생산성 향상 및 원가 절감, 일자리 창출, 판로 확대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적인 결과를 거둔 기업 20곳의 사례가 소개됐다.

◇'위생이 생명'인 김치공장…이물 불만 70% 줄인 한성식품

1986년에 설립된 김치 전문 기업 한성식품의 경우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뒤 생산성은 9769㎏에서 1만4649㎏으로 훌쩍 뛴 반면, 폐기 불량은 30㎏에서 3㎏로 크게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이동 거리는 825m에서 150m로 단축됐으며, 공정 인원은 19명에서 11명으로 효율화했다.

한성식품은 부천, 서산, 정선, 진천 등 전국 4개 공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대량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별로 불필요한 손실이 많았고 생산성과 품질 만족도도 떨어졌다. 식품 제조업에서는 치명적인 이물 클레임에 대한 고민도 컸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을 '일반 구역'과 '청결 구역'으로 나눠 '청결 구역'에서만 식품 처리를 하도록 했다. 또 생산된 김치를 컨베이어 벨트에서 바로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포장 공정으로 갈 수 있도록 간소화해 포장 라인 2개를 없앴다. 대신 포장 공정 인원 17명 중 15명을 생산 라인으로 옮겨 생산량을 늘렸다.

또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으로부터 위생관리 노하우를 전수받고, 각종 스테인리스 스틸(SUS) 용기를 도입해 현장에서의 박스 사용량은 크게 줄였다. 품질 및 이물 클레임 발생 건수 역시 전년 대비 70% 이상 줄었다.

◇스마트공정 도입으로 품질 높이고 퇴사율 줄인 정산애강

정산애강은 소방용 스프링클러 염화비닐수지(CPVC) 배관이 업계 최초로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품질제품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고객들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고민에 빠졌다. 생산관리 시스템 문제로 주문을 모두 소화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높은 작업 강도로 작업자의 피로도가 심한 까닭에 퇴사율도 높았다. 20㎏에 이르는 생산품을 직원들이 직접 옮겨야 했는데, 생산과 적재 공간 사이는 멀리 떨어져 있는 등 비효율적인 공정 문제가 원인이었다.

정산애강은 먼저 기업 자원관리(ERP) 및 창고관리(WMS), 생산관리(MES) 시스템을 고도화해 월간 판매계획과 생산계획을 연계하고 공정 데이터 22개의 정보를 실시간 공유했다.

그 결과 출하와 운송 정보를 고객에게 실시간 문자 메시지로 안내해 재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물류 흐름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부적합품 출하를 방지, 시간당 생산량은 18%, 품질은 38% 향상시켰다.

또한 공장 자동조립기의 순간정지를 하루 최고 323회에서 40회까지 줄일 수 있었다. 스마트공장 멘토의 도움을 받아 공정 주요 부품을 교체하는 등 개선 작업을 진행한 덕분이다. 공정 과정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럽게 퇴사율도 줄었고, 종업원수는 127명에서 140명으로 늘었다.

중기중앙회는 이같은 성공 사례를 제조혁신, 판로 확대, 일자리 창출, 패밀리 혁신, 취약계층 지원 등 5개 테마로 엮은 사례집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례집은 중기중앙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문의사항이 있는 경우 스마트공장지원실로 연락하면 된다.

중기중앙회는 중소벤처기업부, 삼성전자와 함께 2018년부터 대·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까지 매년 100억원씩 모두 500억원을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에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삼성전자와 거래관계가 없는 중소기업까지 확대해 지원하고 있으며 2018년 503개사, 2019년 571개사를 지원했다.

한편 지난 9일부터는 2020년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에 참여할 기업도 모집 중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마스크 부족 사태 극복을 위해 마스크 제조기업을 우선 선정하고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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