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강의, 1시간 영상으로 대체?"..대학 온라인강의 부실 계속
파이낸셜뉴스
2020.03.30 15:08
수정 : 2020.03.30 15: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강의를 3주째 시행 중인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관련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4월 개강마저 무기한 연기되는 대학들이 생겨나면서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과제만 달랑, 카톡 단체방 수업도
1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결정하거나 4월 첫째 주까지 하기로 했던 온라인 강의를 더 연장하는 대학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 시작단계부터 서버 다운 등 시행착오를 막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의용으로 올라오는 동영상 수업의 질적 저하와 대부분 과목에서 과제로 수업을 대체하는 등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도 폭주했다.
특히 4월 오프라인 수업 시작에 맞춰 강의를 진행하려 했던 실습수업의 경우 무기한 연장 가능성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4년제 사립대학에 다니는 임모씨(26)는 지난 16일 개강 후 2주 동안 제대로 된 강의를 들어보지 못했다. 임씨가 듣는 3학점 짜리 공과대학 수업은 주 3시간의 수업이지만 온라인 강의로 올라온 동영상은 고작 30분짜리 2개였기 때문이다.
임씨는 "실습수업이라 4월에는 오프라인 강의가 시작되면 실습도 시작될 거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4월에도 학교에 못 갈 것 같은 분위기라 분할납부 중인 등록금이 너무 아깝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예술대학에 재학 중인 박모씨(27)는 지난주 '카카오톡 단체방 수업'을 받았다. 강의 시간에 맞춰 교수가 학생들과의 단체방을 만들고, 거기서 수업을 진행했다. 박씨는 "사이버대학보다 낮은 퀄리티의 강의 진행 수준인데, 실습이 필수인 과목은 아직도 휴강 공지만 돼 있고 당장 다음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등록금 재논의 시급"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의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등은 지난 19일 등록금 일부 반환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현재 대학생 서명운동과 수업권 침해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경희대 학생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등록금 재논의를 위한 등록금책정위원회(등록금책정위)를 개회하라"고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고, 27일 노원구위원회 등은 '대학생 등록금, 입학금 환불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고등교육법 및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보면 천재지변 등의 상황에서는 등록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 지금이 이에 해당하는 상황"이라며 등록금 일부 환불을 주장했다.
법조계 관계자들도 학교의 시설이용료 등 일부 환불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엄격하게 봤을 때 대신 진행하는 온라인 수업 비용이 오프라인 수업 진행 비용보다 (시설이용료 등이)덜 든다고 하면, 그 차액을 학교가 온전히 취하는게 맞는지 따져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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