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희, 야구여신에서 유튜버로… "제 진짜 모습 보여주고 싶었어요"
파이낸셜뉴스
2020.04.17 17:18
수정 : 2020.04.17 19:34기사원문
‘노잼희TV’ 구독자들과 소통하려
댓글에 의견 쓰면 콘텐츠에 담아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 주고싶다"
'야구여신'에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돌아온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희(사진)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팬들에게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샌드박스) 소속인 최희는 지난해 유튜브 채널 '노잼희TV'를 개설하고 기존 미디어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일상, 가치관, 생활 노하우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브라운관에서 항상 정제된 역할만을 담당했다"며 "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는데, 유튜브는 직접 채널을 운영하면서 기획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방송 10년 경력의 베테랑에게도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에 일일이 참여했고, 10분짜리 영상을 만들려면 촬영시간만 3~4시간이 소요됐다.
최희는 "알아서 대본도 써주고, 찍어주는 플랫폼에서 일하다가 그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하다보니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힘들기도 했다"면서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깊게 담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어려움들을 상쇄시켜주더라"고 전했다.
노잼희TV가 다루는 콘텐츠는 △30대 연애가 어려운 이유 △아나운서의 48시간 자기관리 △남사친과의 취중진담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할까 등 소소하지만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꾸려졌다.
최희는 "구독자들과 소통하면서 어떤 내용을 다루면 좋을지 의견을 받아 콘텐츠에 녹이고 있다. 댓글을 보면 생각지도 못한 재밌는 아이디어가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야구팬들로부터 '여신'으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거뒀지만 최희는 스포츠 아나운서 시절에 대해 "100점 만점에 30점을 주고 싶다"며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당시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때 영상을 보면 '더 잘할걸'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스스로 한계라고 생각한 부분들을 넘었어야 하지 않나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그 시절의 최희는 카메라 뒤에서도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다. 생동감 있는 인터뷰를 팬들에게 전해주고자 경기를 서너 시간씩 보고 질문지를 만들었다. 현장에선 감독들과도 친분을 쌓으려 애썼다. 고된 시간이었지만 현재의 최희를 있게 만든 소중한 경험이었다.
"전국의 스포츠 경기장을 옮겨다니는 생활이 힘들었지만, 제일 재밌는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수많은 관중의 환호소리와 기뻐하는 선수들, 그 뜨거운 열기 안에서 기운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짜릿한 일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클리닝 타임(5회말 종료 후 점검시간)이 끝나고 다시 타석에 서는 기분이다. '최희' 하면 떠오르는 뚜렷한 저만의 역량을 만들고 싶다.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할 테니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는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끝맺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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