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화 교수 "포스트 코로나에선 '인프라 언택트화'가 중요"

파이낸셜뉴스       2020.04.22 15:20   수정 : 2020.04.22 1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라는 큰 파도 속에서 흐름을 잘못 읽으면 왜 밀려나는 지조차 알 수 없다. 승부는 곡선(코로나 위기)에서 난다. 포스트 코로나의 흐름을 읽는 노력과 미래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까는 방향으로 비용을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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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사진)는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22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1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언택트(비대면) 산업에 대한 선제적 인프라 확충'을 강조했다.

■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노력 필요

방역에 성공한 국가로 꼽히는 한국과 대만의 감염자 발생 커브 곡선은 최고점에서 단계별로 떨어지는 흐름이지만 미국과 유럽은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우 최근 러시아와 인접한 흑룡강성에서 재확산하는 흐름이 나타나 2차 확산 우려가 깊다.

안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이 초래할 최악의 시나리오는 식량고갈이다. 그는 "글로벌 확산 속도를 줄이거나 막으려면 인도와 같은 이머징 국가, 즉 공중보건 의료가 열악한 나라에서의 방역 성공이 관건"이라며 "인도는 도시인구의 6분의 1이 공중보건에서 비껴 있는 빈민층"이라고 전했다. 코로나 확산세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재확산되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마지노선인 식량위기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인류 역사상 많은 전염병 위기를 거쳤지만 코로나는 공급과 수요 측면에 동시다발적인 위기를 가져왔다"며 "밖으로 나가지 못해 공급충격이 왔고, 공장이 멈춰서고 사회적 거리 유지로 수요가 없어 수요충격이 왔다. 중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가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생산, 소비, 수출 모두 악화일로다. 미국과 중국에서 실업문제가 가중되고 있다. 안 교수는 "중국 소비에서 50%를 차지하는 주체가 부동산과 자동차다. 거래와 판매가 모두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중국 1, 2, 3선 도시 모두 큰 경기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주체는 85%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으로, 이들은 향후 3개월을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확대해 보완할 수 있다는 의견도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온라인 소비는 기본 소비에 그칠 뿐, 평소에 누리던 소비(자동차 구매, 부동산 거래)와 결이 다르다는 안 교수의 설명이다.

■ 40조 위안 쏟을 '신형인프라' 기대감 낮아

중국정부는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5G,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40조위안(약 700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신형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영역에 인프라를 깔겠다는 것이 골자다. 올해 5조~6조위안이 투입될 전망이다.

안 교수는 "그런데 5G망을 깔아 올해 경제를 견인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당장 효과를 보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2008년 지방정부가 했던 정책과 비슷한데 우려스럽다"며 "지방정부가 선수로 뛰어야 하지만 지방정부의 채무는 막대하고, 그나마 양호하다고 평가받는 충칭시만 해도 2018년에 비해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는 지준율과 금리인하 정책, 그리고 한정된 범위의 수요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안 교수는 "농촌의 부동산 제한을 풀고, 자동차 구매지원 정책도 벌이고 있다"며 "농촌을 동원한 수요 확대 정책이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요소시장 개혁을 하겠다는 것이다. 농촌토지가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토지요소 비용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중국은 이동을 제한하는 호적(戶口) 제도를 폐지해 농민을 동원한 위기 탈출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인구 이동은 잠재 소비를 일으킨다. 이는 공급 측면에서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데 향후 50년, 100년에 영향을 줄 중요한 요소다. 기득권 반대가 심할 것이라는 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전 세계에 금융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3대 경제 주체인 정부, 가계, 기업의 레버리지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성장엔진이 식은 위기 국면에서 코로나가 방아쇠를 당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처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선 돈을 퍼부어도 소용이 없다"며 금융 바이러스에 노출된 개발도상국들은 포스트 코로나에서 굉장히 위험해질 것"이라고 봤다.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흐름을 먼저 읽는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안 교수는 "언택트 산업의 중요성이 자주 언급되는데 그 자체보다는 국가 인프라가 언택트화 돼야 한다"며 "기업의 공급체인이 언택트화돼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요고객으로 부상한 2000년 이후 출생세대, 즉 온라인에 노출된 이들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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