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정상이 망친 국격, '빌게이츠·손정의·마윈'이 복원
파이낸셜뉴스
2020.04.27 15:29
수정 : 2020.05.24 09:10기사원문
- '자찬' 트럼프 VS '타찬' 빌 게이츠
- '아베노마스크' 아베 VS "우리에게 달라" 손정의
- '정보 비공개' 시진핑 VS '나의 친구' 마윈
반면 빌 게이츠, 손정의, 마윈 등 각국을 대표하는 경제 리더들은 대규모 기부활동과 적극적인 개입으로 글로벌 대중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경제 리더들이 국가 지도자의 자국 이미지 훼손을 보전하는 모양새다.
■'자찬' 트럼프 VS '타찬' 빌 게이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코로나19 치료약으로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밀고 있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4일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약물을 '게임 체인저'라고 치켜세웠다가 효과 과장 논란에도 직면해있다.
일방통행 정책과 잇단 돌발 발언에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공동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 국민 52%가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2%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정운영은 51%가 지지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근거 없는 약물을 홍보하는 사이 빌 게이츠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26일 게이츠는 1년 내로 코로나19 백신이 대량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재단이 코로나19 대처에 전적으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빌&멀린다게이츠' 재단은 코로나19 대처에 약 2억5000만달러를 이미 기부했다.
지난달 13일 MS 이사회에서 물러난 게이츠는 본격적으로 자선사업에 매진 중이다. 이번 사태에서 그는 '바이러스 투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일본에선 아베 신조 총리와 제일교포 3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행보가 비교된다. 미국처럼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처에 미숙하다는 비판을 받는 반면,손 회장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이다.
아베 총리는 자국에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부터 부실한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본에서 코로나19가 폭증하고 의료공백이 발생한 근본적 원인을 아베 총리에게 찾으려는 견해도 상당수다. 아베 총리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의료용품 부족현상이 발생하자 천 마스크 가구당 2장 배포하는 독단적 대응도 강행했다. 그나마도 벌레가 있거나 오염되는 등 불량 마스크였다. 이로 인해 ‘아베노마스크’(아베의 마스크)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다.
손 회장은 상황 초반부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달 11일 100만명분의 코로나19 검사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엔 일본 내에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약했을 시점이다. 선제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손 회장은 “의료기관 혼란을 초래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발생하자, 뜻을 접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마스크를 나눠주는 게 좋다”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제안을 듣고 “합시다”라며 흔쾌히 수락했다. 선행 자체도 중요하지만 행하는 과정에서 여론 경청을 충분히 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아베 총리가 아니라 손 회장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것도 관심을 끈다. 손 회장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국립감염증연구소장인 파우치 박사에게 진두지휘를 맡기는 반면 일본은 왜 경제 재생 담당상(장관)에게 지휘를 하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사실상 아베 총리를 겨냥했다.
■'정보 비공개' 시진핑 VS '나의 친구' 마윈
코로나19 관련 중국 정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의 표적이 되고 있다.
중국 안팎에선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기업인과 언론인, 지식인이 사라지는 것은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서방 국가는 중국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팬데믹(대공황)이 발생했다고 연일 공격 중이다.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코로나가 조만간 당신을 정치적으로 멸망시킬 것이라 믿는다”면서 “전세계를 돌고 있는 중국의 히트 상품은 코로나 바이러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 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자선사업이 시진핑 주석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서방 언론은 평가했다. 마윈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이후 한국과 일본, 미국 등 세계 100개 이상 나라에 1800만개 이상의 마스크와 진단 키트 등의 의료용품을 지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산소호흡기 1000대를 기증받은 앤드류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는 이달 초 마 회장과 함께 중국 정부에도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중국을 비판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도 “(마윈은) 나의 친구이며 산소호흡기 기증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칭송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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