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은 코딧 대표, OECD 박차고 나와 ‘정치 구글’ 만들다
파이낸셜뉴스
2020.04.26 16:43
수정 : 2020.04.27 19:51기사원문
OECD서 아시아 정책비교 업무
정보 가공 플랫폼 필요성 느껴
지난해 '디코드 폴리시' 구축
데이터 종합해 정책 흐름 예측
20년 의안정보·8년 뉴스 분석 마쳐
"한번 이용하면 다른 서비스는 사용하지 않는 한국의 '폴리티컬(political) 구글'이 되고 싶다."
폴리테크(정치·정책 분야에 기술을 접목) 스타트업 코딧(Codit)의 정지은 대표이 밝힌 청사진이다.
피스컬노트는 미국의 법안 플랫폼으로 방대한 정책·법안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한다. 피스컬노트의 데이터 구독료는 1년에 최소 5000만원. 현재는 연매출 100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대관 업무가 인적 네트워크와 수작업을 통해 이뤄지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관련 플랫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코딧을 창업한 정 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출신'으로 유명하다. 2011년부터 OECD에서 아시아 지역 중심의 리포트를 작성한 그는 관련 산업의 미래를 확신하고 창업을 했다. 경력과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총선 기간엔 정당의 영입 제의도 받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다"며 거절했다.
정 대표는 "창업 생각은 OECD에서 일을 할 때부터 했다"면서 "OECD 있을 때 35개국의 법안과 정책을 비교해야 했다. 각 나라의 공무원들에게 공문을 보내서 받는데, 몇 년 전 자료를 보내주는 곳도 있고 정책 정보의 차이도 컸다. 찾기 쉽고 가공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생각으로 만든 게 '디코드 폴리시'라는 정책 플랫폼이다. 입법 정보, 의원 정보, 뉴스 등 정책 관련 데이터를 종합해 규제나 정책 변화를 추적·예상하는 플랫폼이다. 코딧은 현재 20년치 의안 정보를 모아 분류했고 관련 뉴스 등도 8년치를 모아 분석을 마쳤다.
정 대표는 "몇몇 로펌에서 '자신들의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할 정보'에 대해 문의가 들어왔다"며 "인공지능(AI)을 통해 자연어처리를 하기 때문에 사람이 일일이 찾고 정리하고 번역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뿐 아니라 싱가포르 같은 아시아 지역의 정치·정책 법안 데이터도 취합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지역의 정보를 모아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거나 아시아의 정책 정보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일반 독자를 위한 베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중장기 비전을 묻자 정 대표는 "정치·정책 섹터에서 구글 같은 기업이 되고 싶다"며 "구글을 한 번 쓰기 시작하면 구글 이외의 검색 포털을 이용하지 않는다. 정치·정책 분야에선 구글 보다 더 정확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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