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 폐수 처리시설 가보니
파이낸셜뉴스
2020.06.04 17:36
수정 : 2020.06.05 08:59기사원문
"폐수 방류구 옆에선 낚시까지…생태계 살아나 수달도 출몰"
3급수 오산천, 2급수로 개선
2차 정화로 오염물질 모두 걸러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에서 나온 정화 폐수는 원천천을 따라 수원과 평택을 지나 서해로 흘러들어간다. 30년째 폐수처리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정병대 삼성전자 화성FT그룹 프로는 "마시지만 못할 정도의 깨끗한 물이 24시간 배출되면서 원천천의 건천화 현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화성사업장 인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서도 하루 4만5000t의 물이 오산천으로 쏟아져나온다. 2007년 방류 전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5.2ppm로 3급수 수준이었던 오산천은 지난해 1.4ppm까지 떨어지며 2급수 물로 개선됐다. 수질이 확 좋아지며 생태계가 되살아나자 최근 멸종위기동물인 수달 두마리가 출몰하기도 했다. 화성시 수질관리과 관계자는 "(가장 오래된 데이터인)2008년과 지난해 원천천 수질을 비교해보니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부유물질량(SS) 등이 감소하면서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화성·기흥 반도체 사업장은 팔당댐에서 매일 18만t의 공업용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화성 시민 75만명이 사용하는 하루 수돗물양이 22만t인 점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티끌 하나의 먼지만으로도 오류를 일으킬 수 있기에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를 쌓고 깎은 후 수차례 세척을 반복하면서 물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오염물질이 폐수에 섞이게 되는데, 삼성전자는 화학·미생물·필터를 통한 2차 정화처리기술로 이를 모두 걸러낸다. 특히 화성사업장에선 메모리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탓에 다른 제품보다 폐수 속 오염물 농도가 높은 편이다. 이에 화성사업장 정화 과정은 기흥사업장보다 한 단계 더 거쳐야하고, 배출 기준도 30% 더 까다롭다. 화성사업장 바로 앞에 주거지역이 형성돼 있는 만큼 폐수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방류수로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폐수에 대한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화 처리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방류수 속 오염물질 수치는 즉시 안전환경연구소와 한국환경공단으로 전달된다. 이중 법적으로 공지가 필요한 5가지 물질에 대해서는 화성사업장 근처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 3개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도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다. 또 2000년 초부터 시작된 지역 주민 초청 행사를 통해 한번에 25~30명의 주민들이 공장 내부를 둘러보며 정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했다. 생태계 보호를 위해 삼성전자는 공공기관, 지역, 시민단체와도 지속적으로 협업 중이다. 삼성전자 폐수를 관리·감독하는 경기도청 광역환경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주기적인 현장 확인을 통해 방류구에서 물을 채수해 수질을 측정하고, 계측기로 실시간 모니터링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