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민 국가권력 믿지 못해.. 순종적인 이미지는 고정관념, 정부도 방역때 명령 대신 요청"
2020.06.07 17:28
수정 : 2020.06.07 17:28기사원문
오쿠조노 교수는 본지 전화인터뷰에서 "흔히, 일본 국민들은 국가에 대해 무조건 잘 따를 것이라는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지만, (현재)일본 국민들은 전체주의에 대해 나쁜 기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와 국민의 커뮤니케이션 화법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번 코로나 확산 사태 때 '강제와 명령' 대신 '요청'의 형태를 보였다. 이렇게 되면 사회 내에서 '우리가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시와 명령'의 언어였다면, 정부에 대해 반발심이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아베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도시 봉쇄, 이동금지가 아닌 '외출 자제', '자숙' 등의 용어를 선택했던 것도 이런 특성을 간파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사회에 대해선 "국민들이 비상시에 자연스럽게 단결하려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과거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당시, 금모으기 운동 같은 것은 일본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곁들였다.
오쿠조노 교수는 "시각이 다를 순 있다"고 전제한 뒤 "코로나 방역을 목적으로 하지만, 정부가 코로나 확진자의 휴대전화 통신기록, 위치정보, 신용카드 사용이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건 일본에서 봤을 땐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분단으로 인한 동원체제 경험, 권위주의 정부에 의한 산업화 성공 체험, 여기에 민주화와 촛불혁명으로 인한 정부에 대한 신뢰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철저한 코로나 검사, 격리, 추적감시라는 방역 시스템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의 '정중한 설명'이 따라붙으면서, 정부에 대해 신뢰감을 갖게 했다"고 덧붙였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