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도 너무 늘어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4조5000억원,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20.06.10 15:25
수정 : 2020.06.10 15:25기사원문
지난해부터 항공기 운영리스 부채로 변경
아시아나 "회계기준 변경탓...장부에만 늘어"
[파이낸셜뉴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검토를 요구하며 제기했던 '부채 4조5000억 증가'가 논란이다. 부채액이 늘어도 너무 늘었기 때문이다. 현산측은 이를 근거로 협상을 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시아나측은 부채 증가액중 상당부분은 실제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부채증가를 두고 지나치게 부풀린 게 아니냐는 얘기다. 특히 현산측이 계약 및 실사 당시에 이 내용을 모르지 않았기 때문에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부채 증가는 추가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1·4분기 연결 기준 총 부채는 13조204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6279.8%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여객부문 운항중단과 환불, 환율상승으로 1·4분기 6833억 규모의 당기손실을 기록하며 자본금이 급감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기준 1795.11%에서 3배 이상 높아졌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실제로 부채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회계기준이 달라지면서 항공기 운용리스가 부채로 잡혔다"면서 "회계상에서 숫자가 늘어난 것이지 실제로 부채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항공기는 가격이 높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직접 매입도 하지만 리스(금융리스·운용리스)를 통해 도입하기도 한다. 특히 운용리스의 경우 리스사가 항공사에게 항공기를 대여하는 형태로 부채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서 부채로 잡히게 됐다. 실제로 계약기준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리스 부채는 3조5165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1·4분기에는 5조3517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장부상 부채가 늘어났을 뿐 실제 채무가 늘어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리스부채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해 늘어난 것이긴 하고 차입금이 늘어난 것도 맞다"면서 "솔직히 어느쪽이 맞다고 손을 들어주기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회계변경 기준에 따른 부채증가는 현산측이 계약할 당시 모르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협의의 대상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를 돕기 위해 지원한 1조7000억원은 부채다. 지난 4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해 지원한 1조7000억원은 2·4분기 회계상 차입금으로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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