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한 사람'.. 에어컨 발명가는 누구?
파이낸셜뉴스
2020.06.14 08:50
수정 : 2020.06.14 08:50기사원문
기계 위한 냉방 장치였던 최초의 에어컨
인류 문명 발전에도 기여했다?
[파이낸셜뉴스] 무덥고 습한 여름이 왔습니다. 이번 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등 때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매년 여름마다 '노벨평화상'을 수여해야 한다며 칭찬이 쏟아지는 사람이 있는데요.
■ 최초의 에어컨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에어컨 발명 배경은?
1876년 미국 뉴욕 주에서 태어난 캐리어는 코넬 대학교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히터와 송풍기 등을 만드는 버팔로 포지 컴퍼니에 입사했습니다.
난방시설을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아 입사 1년 만에 실험 개발팀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그에게 의뢰 하나가 들어오는데요.
버팔로 포지 컴퍼니의 고객이었던 한 인쇄소가 높은 기온과 습기 때문에 여름마다 인쇄용지가 변질된다는 고민을 토로한 것입니다.
캐리어는 뜨거운 증기를 채운 코일 사이로 공기를 보내 난방을 하는 난방 시스템을 뒤집어 냉매를 채운 코일 사이로 공기를 통과시켜 온도를 낮추는 에어컨 시스템을 고안해냅니다.
그가 만든 장치는 온도와 습도의 조절은 물론 공기를 순환하고 정화하는 기능을 모두 갖췄기에 에어컨의 시초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캐리어는 기계를 위한 냉방 장치였던 에어컨의 대중화에도 기여했습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버팔로 포지 컴퍼니는 에어컨과 같은 공조시스템 대신 군사물자 생산에 집중합니다.
이에 캐리어는 1년 후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캐리어 엔지니어링 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세웁니다.
이후 에어컨의 대중화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한 캐리어 덕분에 산업현장이 아닌 백화점, 극장 등의 상업시설에도 에어컨이 보급됐습니다.
에어컨 탄생 100주년을 맞은 지난 2002년 미국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80%에 달했으며, 현재는 90%가 넘는다고 합니다.
■ 도시 확장·사망률 감소.. 인류 문명 발전에 기여한 에어컨
더위를 쫓는 기계라고만 생각했던 에어컨, 인류 문명의 발전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데요.
에어컨 덕분에 사계절 더운 열대지방에도 도시가 들어설 수 있게 되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지역이 넓어졌습니다.
인간이 거주하기 힘든 곳으로 악명 높았던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이 1950년대 이후 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에어컨 덕분입니다.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 리콴유는 "에어컨이 없었다면 싱가포르도 없었을 것이다. 에어컨은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다"라고 극찬했을 정도입니다.
에어컨은 전염병의 전파를 막는 데도 기여했으며, 더위 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40%까지 줄였습니다.
각종 생산공장, 예술품의 전시, 우주탐사까지.. 모두 에어컨 없이는 생각하기 힘든 일입니다.
캐리어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국립 발명가 명예의 전당(National Inventors Hall of Fame)에 입성했으며, 지난 1998년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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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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