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L 쓰레기 봉투
파이낸셜뉴스
2020.06.18 16:46
수정 : 2020.06.18 16:46기사원문
환경미화원이 더는 기피직종은 아니다. 한때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3D 직업군으로 치부됐지만, 옛말이 됐다. 자치단체별 선발시험 지원자 중 전문대 이상 대졸자가 절반에 육박하는 게 보통이다.
청년취업난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연봉과 신분보장 등 이 직종의 메리트가 그만큼 나아졌다는 방증이다.
다만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커졌다 하더라도 '환경미화'란 일 자체가 편해진 건 아니다. 이른 아침부터 수시로 25㎏ 넘는 쓰레기더미를 드는 수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는 작업을 수행하려면 상당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선발 과정에서 '모래주머니 들고 25m 달리기' 등 체력 테스트를 중시하는 이유다.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는 1995년 1월부터 시행됐다. 건물면적, 재산세 등을 과표로 처리 수수료를 징수했던 것과 달리 종량제 규격봉투 가격에 연동하는 선진적 제도였다. 쓰레기 발생량에 대해 배출자부담 원칙을 적용한다는 점에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100L 봉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보통 최대 25㎏을 담기로 한 이 봉투에 비용을 아끼려고 30~40㎏의 쓰레기를 꾹꾹 눌러 담는 일이 다반사라고 한다. 이로 인해 배출자부담 원칙은 퇴색하고 미화원들만 더 힘겨워지고 있다면? 각 지자체들이 이제라도 100L 봉투 제작을 금지한 환경부 권고 지침을 받아들일 때다. 일부 지자체는 이미 75L 종량제 봉투 보급을 대안으로 삼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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