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제재’ EU에 보복 채비
파이낸셜뉴스
2020.07.21 21:15
수정 : 2020.07.21 21:15기사원문
노키아·에릭슨 등 수출규제 검토
英 HSBC·재규어 등도 타깃 언급
【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유럽의 화웨이 제재에 맞서 노키아, 에릭슨 등 유럽기업에게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 대해선 HSBC, 재규어랜드로버 등에게 손실이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서방국가의 정치적 갈등 '불똥'이 기업들에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중국 상무부가 유럽의 양대 메이저 통신장비 제조사인 노키아와 에릭슨이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다른 나라로 보내지 못하도록 수출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이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에 화웨이 등 중국의 통신장비제조업체들을 배제할 경우 비슷한 방법으로 보복하겠다는 의미다. 미국은 지난 5월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나섰고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국가도 화웨이 등 대중국 압박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실제 제재가 이뤄질지 여부는 예단할 수 없다. 미국의 화웨이 압박이 본격 실행되기 전인 지난 5월에도 퀄컴, 시스코, 애플, 보잉 등 미국 기업들의 중국판 블랙리스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 포함이 거론됐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
중국은 신장위구르 등 다양한 중국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일 영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영국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을 명목으로 홍콩과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무기한 중단하고 대홍콩 무기수출도 금지한 것에 대해선 날을 세웠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평(사설)에서 "신냉전 발발을 시도하는 미국 집권자들은 결국 부당한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유럽과 관계를 잘 처리하면 유럽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도 21일 웹사이트에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며 반드시 단호하게 반격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항공부대는 남중국해에서 지난 15~16일 해상표적 공격 실전훈련을 전개했으며 우디섬(중국명 융싱다오)에 최소 4대의 전투기를 배치했다. 7월 들어 잇따르는 미국의 남중국해 군사 활동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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