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 마리가 주는 행복한 한끼식사 ‘춘천 닭갈비’

파이낸셜뉴스       2020.07.30 14:15   수정 : 2020.08.04 12:04기사원문
경춘선 남춘천역 인근 ‘우성닭갈비’

【춘천=서정욱 기자】 경춘선 전철을 타는 사람들은 춘천하면, “춘천닭갈비‘를 떠올린다. 오랜만에 춘천가는 전철을 타는 가족이나 연인들도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점순이의 깜찍한 닭싸움이 만들어낸 청순한 젊은이들의 사랑을 떠올리며 춘천닭갈비 맛에 흠뻑 빠지는 닭갈비 집이 있다.

경춘선 전철의 마지막 종점역을 하나 남기고 itx가 서는 남춘천역. 역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면 우성닭갈비 집에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저녁시간. 닭을 갈비처럼 뼈를 발라낸 먹음직스런 고기가 싱싱한 양배추와 함께 불판 위에 쌓인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여기에 수북히 쌓인 양은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검은색 솥단지를 닮은 불판위에 불이 어느 정도 달궈질 무렵. 호반의 도시 춘천을 닮은 하얀 안개 같은 김이 모락모락 아직 버무려지지 않은 빨간 양념사이를 비집고 식탁위로 솟아오른다.

이때 코끝을 비집고 오는 닭갈비 향은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2대째 30년을 가업으로 이 집만의 독특한 닭갈비 맛을 지켜온 주인 김미영(여.50)씨는 “춘천과 닭갈비는 너무 잘 어울리는 맛”이라며, “불판위에 썰어 넣은 젓가락 같은 고구마가 다 익으면 먹어도 된다.”고 말한다.

그 전에, 불판에서 닭갈비가 익기를 기다리는 손님을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랄까. 닭갈비 속에 손가락만한 떡이 숨겨져 있어 떡을 미리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다 고구마가 노릇하게 익어갈 무렵. 튀김 치킨과는 전혀 다른 세상의 맛. 이것이 춘천의 진정한 맛이다.
그리 맵지도 달콤하지도 않은데다가 깻잎까지 넣고나면 고소하고 매콤한 닭갈비맛에 행복한 저녁시간을 보낼수 있다.

춘천 여행길. 아름다운 호수 춘천을 눈에 넣었다면, 점심식사나 저녁식사 한끼는 닭갈비 식사가 입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닭갈비가 불판에서 하나씩 사라질 무렵 나오는 볶음밥과 사리를 먹는 재미는 또다른 춘천에서의 한끼 식사의 끝맛으로 긴 여운을 남긴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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