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심장' 산단 차지한 마스크 떴다방
파이낸셜뉴스
2020.08.02 17:55
수정 : 2020.08.02 17:55기사원문
텅텅 비어가는 구미·울산
경기 침체에 해외 이전 '이중고'
일감 없다 알려지면 대출 안돼
입주업체들 부도위기에도 쉬쉬
한시적 마스크 생산으로 연명
2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의 올 1·4분기 가동업체는 1990개사로 조사됐다. 고용인원은 6만3731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14개사, 6만6158명보다 적다.
울산 역시 올 1·4분기 업체 1536개사, 12만606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71개사 12만6176명에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도 통계일 뿐이다. 입주사들은 현장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남 산업단지에 입주한 A기업 대표이사는 "통계 자체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옆 건물에 입주한 기업도 부도처리됐고 다른 입주사들도 오늘내일하며 빈 곳도 늘고 있다. 일감이 없어 사실상 공장 가동을 멈춰놓은 곳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그는 "입주사들은 서로 어려운 것을 모두 알고 있다"며 "하지만 모 기업 대표가 일감이 없다고 언론에 노출된 이후 금융기관에선 대출 재연장이 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두가 쉬쉬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다른 구미 제조업계 관계자는 "만나는 대표들마다 '어떻게 접을까'라고 말하며 다들 울상"이라며 "구미에서 20년 넘게 사업을 하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최악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산단 가동을 멈춘 공장을 중심으로 '떴다방' 식의 마스크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정상원 구미금형발전협의회 회장은 "주변의 많은 공장에서 마스크 관련 설비를 들여놓거나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마스크사업을 한다고 공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마스크사업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