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발렌시아의 악몽이…바르샤 부임과 동시에 '삐끗' 쿠만 감독
뉴스1
2020.08.26 16:41
수정 : 2020.08.26 16:41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로날드 쿠만 신임 감독 체제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는 바르셀로나가 출발부터 흔들리고 있다. 13년 전 쿠만 감독 부임 후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발렌시아가 떠오르는 바르셀로나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26일(한국시간) "리오넬 메시가 팩스를 통해 구단에 이적 요청서를 제출했다.
바르셀로나 구단 입장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다. 지난 2007-08시즌 이후 12년 만에 무관에 그친 바르셀로나는 과거 선수와 코치로 지냈던 '레전드' 쿠만을 데려오면서 팀 재건을 계획했다. 바르셀로나는 쿠만 감독의 결단력을 높이 평가,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이 계획의 중심에는 메시가 있었다.
그러나 쿠만 감독 체제가 제대로 출발하기 전부터 팀은 흔들리고 있다.
쿠만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지난 2014년부터 팀의 최전방을 지키고 있는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전화로 방출을 통보했다. 이어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궂은일을 도맡았던 아르투로 비달에게도 팀을 떠날 것을 전했다.
수아레스는 데이비드 베컴이 구단주를 맡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인터 마이애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비달은 과거 자신과 함께 뛰었던 안드레아 피를로 감독이 새로 부임한 유벤투스로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쿠만 감독과 개인 면담을 했던 메시는 스스로 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현지 매체에 따르면 메시는 쿠만 감독과 개별 면담에서 "팀을 떠나겠다고"고 말한 내용이 바로 기사화 된 것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자신과 절친한 사이인 수아레스에 전화로 방출을 통보한 쿠만 감독의 행동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의 레전드이자 베테랑들을 과감하게 전력에서 제외하는 조치는 13년 전 쿠만 감독 체제의 발렌시아에서도 있었다. 쿠만 감독은 2007년 10월 발렌시아 사령탑에 오른 뒤 다비드 알벨다를 비롯해 산티아고 카니사레스, 미겔 앙헬 앙굴로를 유스팀으로 내려보내는 등 팀 전력에서 제외했다.
이중 알벨다는 발렌시아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에 리그 우승 2회를 안기며 팬들의 큰 지지를 받았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쿠만 감독이 이런 알벨다를 팀에서 제외시키자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 팬들은 쿠만 감독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나뉘어 충돌했다.
쿠만 감독 체제의 발렌시아는 코파 델 레이 우승을 차지했지만 리그에서는 15위까지 추락했다. 강등권과는 승점 2점차로 자칫하면 강등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발렌시아는 쿠만 감독을 선임한지 약 6개월 만에 그를 해임하고 힘겹게 잔류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쿠만 감독은 발렌시아 팬들 사이에서 최악의 감독으로 기억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쿠만 감독은 과거 자신을 사랑했던 바르셀로나 팬들에게도 최악의 감독이 될 수 있다. 메시의 이적 요청으로 바르셀로나 팬들은 벌써부터 쿠만 감독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