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뜯고 화물기로…대한·아시아나, 하반기도 화물로 코로나 '짐' 덜까
뉴스1
2020.09.03 06:30
수정 : 2020.09.03 06:30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화물사업에 집중하며 2분기 깜짝흑자를 달성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반기에도 유휴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는 작업까지 더해 수익 강화에 나선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대한항공의 유휴 여객기 화물 수송 용도 수리 개조 신청 건에 대해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승인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여객기 B777-300ER 1대의 좌석을 떼어내고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도록 개조작업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승인 조치로 수리 개조된 여객기에 화물 수송 시 약 10.8톤의 추가적인 화물 적재가 가능해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B777-300ER 기준 기존 하부 화물칸만 사용할 시 22톤 적재가 가능한데 수리 개조로 총 32.8톤을 적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향후 같은 기종 여객기 1대를 추가로 수리 개조 신청하고, 이달 중 개조된 여객기 총 2대를 화물기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실적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화물을 앞세워 매출액 1조6909억원, 영업이익 1485억원을 달성하는 등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화물 부문 매출만 1조2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5% 증가했다.
동체 하단부 여객기 화물칸인 '벨리카고'뿐 아니라 여객기 좌석에도 특수 제작한 가방 '카고 시트백'을 장착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한 결과다. '벨리카고'의 경우 유럽, 동남아, 미주 전 노선에 적용하고 있으며, '카고 시트백'은 미주 2개 노선에 장착해 수송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 화물수송을 극대화하며 영억이익 1151억원을 기록, 흑자전환했다. '벨리카고' 영업을 확대해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 매출을 늘린 결과다. 아시아나항공도 향후 일부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기 위한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국제선 여객수요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항공화물 운임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항공화물 공급의 약 절반을 차지하던 여객기의 '벨리카고' 공급이 더디게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항항공은 전체 항공기 169대 중 화물기 2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운용률도 13.6%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높다. 아시아나항공도 총 85대 중 화물기 12대로 화물기 비중은 14.1%에 달한다. 두 회사 모두 화물기 전량을 노선에 투입 중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기 운항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벨리카고를 통한 항공 화물 공급력 증가가 어렵다"며 "2분기와 같은 운임 급등까진 아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높은 운임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4분기부터는 백신 수송 수요도 항공화물 수요에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신 보급은 국가 안보 문제로 대부분의 백신 생산이 자국 내에서 이루어지고 일부 물량만 항공편으로 국제 이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인구의 약 절반인 40억명이 코로나19 백신을 2회 투여 받는다고 가정하면 80억도즈의 백신이 수송돼야 하는데 이 중 20%인 16억도즈만 항공편으로 운반된다 해도 1600편의 추가 항공화물 수요가 생기는 셈"이라며 "백신 수송 수요가 글로벌 항공화물 수급에 주는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객사업 비중이 높은 LCC도 화물운송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여객기 화물칸 외에 기내 공간을 개조해 화물 운송에 활용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대형기 B777-200ER을 보유한 진에어를 제외한 LCC 대부분이 소형기를 운용하고 있고 화물운송 경험 부족으로 주문량도 많지 않아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분기 기준 LCC들의 화물 수송량은 평균 3000여톤으로 대형항공사의 1%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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