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갈등' 불똥 튄 韓 반도체.. 삼성·SK, 화웨이에 공급 중단
파이낸셜뉴스
2020.09.08 21:41
수정 : 2020.09.08 21:41기사원문
美 제재에 15일부터 공급 못해
거래처 변경 등 단기피해 우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는 15일부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조치다. 화웨이가 '반도체 코리아'의 주요 고객인 만큼 시급한 거래처 포트폴리오 변경 등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화웨이 추가제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제조된 모든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다는 게 골자다.
그동안 미국은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에 미국의 소프트웨어와 장비가 사용되는 것을 막아왔지만 이번에는 화웨이가 설계하지 않은 반도체도 제재대상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7일 이전에 생산됐거나 생산 중이었던 반도체에 한해 오는 14일까지만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등 모든 반도체에 해당한다.
일각의 보도와 달리 당장 화웨이향 반도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 최신 반도체 공정에서 웨이퍼가 투입되면 2~3개월이 걸리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4일까지의 생산물량을 최대한 화웨이에 수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똥이 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기준 화웨이는 애플·도이치텔레콤·테크트로닉스·버라이즌과 함께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로 이들 5개 업체가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주요 매출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는 약 3%, SK하이닉스는 약 11%의 매출을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웨이향 수출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15일부터 사전승인절차를 거치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 수 있게 예외조항을 두긴 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극도로 가열된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선 이 같은 예외조항은 무용지물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새우등이 터질까봐 사전승인을 신청하는 것도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예외조항은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시점에 자연스럽게 사용할 출구카드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미국의 전략이 먹혀 화웨이가 시장에서 물러나면 금방 대체자가 생길 것이다. 다만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생길 공급 공백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는 국내 기업의 당면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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