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햇살론 공급으로 이용자 재무구조 개선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2020.09.15 13:06   수정 : 2020.09.15 13: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저금리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자들의 신용점수가 상품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의 단순 공급만으로는 정책서민금융 이용자들의 장기적인 채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5일 펴낸 KDI 포커스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 보고서는 지난 2012년과 2014년 햇살론과 새희망홀씨를 이용한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의 카드소비액과 신용점수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의 신용점수는 대출 후에도 개선이 더디거나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꾸준히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미이용자에 비해 크게 낮은 추이를 나타냈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이 현금서비스와 같은 고금리 대출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는 단기적으로만 유지됐으며 이후에는 미이용자들보다 고금리 대출을 더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이용자 모두 대출 직후 현금서비스 잔액을 크게 줄였고, 6개월 후에도 폭은 작지만 감소효과는 유지됐다. 그러나 현금서비스 잔액의 감소 효과는 정책서민금융 대출 1년 후에는 사라졌다. 또한,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은 대출 2년 후에는 현금서비스를 미이용자보다 오히려 더 많이 사용했다.

제도권 금융사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설정하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분석한 결과를 보더라도, 새희망홀씨 이용자들은 미이용자에 비해 대출 직후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유의하게 줄였으나 저축은행 고금리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효과 역시 단기적으로만 나타났다.

햇살론 대출자들은 6개월 이후부터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증가시키기 시작해 대출 2년 후에는 미이용자보다 더 많은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새희망홀씨 이용자들도 대출 2년 이후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을 오히려 크게 증가시켰다.

보고서는 정책서민금융 상품 공급 확대에 치중하기보다 서민 신용관리교육으로 이용자의 신용 개선을 지원하고 신용 상담을 통해 과다 채무자를 채무조정제도로 안내하는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윤혜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국내 서민금융 시장의 제도와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 규모와 역할을 줄이고 민간서민금융시장 육성 방안을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출기관의 사전심사와 사후관리 기능을 높이기 위해 현재 90~100%로 설정된 '햇살론'의 보증비율을 코로나19 경제충격 진정 이후 5~10%포인트 낮춰 출시 당시 85% 수준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햇살론은 복권기금 재정지원과 상호금융·저축은행 업권의 출연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보증상품으로, 새희망홀씨 손실을 은행이 100% 부담하는 것과 달리 대출기관이 손실의 일부만을 부담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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