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안은영'은 선의와 친절에 관한 이야기"
파이낸셜뉴스
2020.09.24 12:28
수정 : 2020.09.24 12: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정세랑 작가의 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만들어져 25일 첫 공개된다.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정유미 분)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 분)와 함께 이를 해결해가는 명랑 판타지 시리즈.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설은 디테일 하나까지 완전히 장악할 수 있어 매력이 있고, 영상은 전문가들의 해석이 풍성하게 덧붙여져 훨씬 여러 겹이 되는 게 근사하다. 영상만이 가지는 매력에 마음을 빼앗긴 것 같다”며 기대감도 표했다.
극중 두 주인공의 직업을 (비인기 과목인) 보건과 한문교사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 눈에 안 띄나 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로 건강과 교양의 상징인 보건과 한문교사를 떠올렸다”며 “평소와 달리 아프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보건교사, 무용한 것을 배울 때 얻는 즐거움이 있는데 그 상징으로 한문(교사)를 택했다”고 답했다.
그동안 직접 쓴 시나리오를 연출해온 이경미 감독은 “누군가의 상상력을 빌려 (거기에 살을) 덧붙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경험, 누군가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일이 새롭고 즐거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소재인) 젤리를 어떻게 구현할지가 숙제였다”고 부연했다. 이에 1953년 조셉 페인 브레넌의 소설에 최초로 등장한 슬라임 몬스터부터 가까이는 ‘포켓몬스터’의 메타몽까지 문학, 영화, 게임 등 문화 전반의 미디어에서 다뤄진 젤리형 몬스터(슬라임)의 계보를 정리했다.
이감독은 “젤리는 지난 세기부터 우리 문화에 깊숙이 들어와있더라”며 “그 계보를 따라가고자 했고, 초자연생물체를 관리하는 민간조직이 있엇는데 거기서 정리해놓은 방대한 자료도 참조했다"고 말했다.
"자연 다큐에서 흔히 볼수 있는 희귀한 생명체의 움직임과 색채, 실제로 존재하나 잘 모르는 동물도 참조해 젤리를 만들었다. 무해한 젤리들은 비교적 투명하게 표현하고, 오염된 젤리들은 불투명하면서도 마치 독을 가진 식물이나 위험한 동물들처럼 화려한 색을 쓰는 등 새로운 규칙들을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한국적 요소도 더했다. 원작에 가요가 많이 차용됐기도 해 가요의 가사를 시각화하고, 음악에 있어서도 판소리 등 한국적 요소를 많이 살렸다고 덧붙였다.
이감독은 “작품에 녹아있는 다양한 한국적 요소에 세계인들이 궁금증이 생겨 서로 묻고 답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바랐다.
정세랑 작가는 영상화 이전부터 안은영 역할로 배우 정유미를 내심 점찍었다. 그는 “(정유미는) 고요하다가도 폭발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유미는 (가상 캐스팅 1순위였다는 사회자의 말에) “너무 좋았다”며 “특히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고 애정을 보였다. “남들이 못보는 것을 보는 안은영의 특별한 능력이 안타깝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외로울 것 같았다. 그런데도 운명을 받아들이고 꿋꿋이 경쾌하게 나아가는 모습에, (내가) 위안을 받았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지만 마치 내 친구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남주혁은 안은영을 만나면서 점차 변화해가는 홍인표를 연기했다. 그는 “평범했던 사람이 정말 특별한 사람을 만나 자기 자신의 특별함을 알게 되고 함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갈 때마다 깨닫고 성장한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경미 감독은 두 배우에 대해 “정유미는 마치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다 흡수할 자세가 되어 카메라 앞에 서는 배우다. 남주혁은 기대 그 이상으로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보여줄지 고민하고 정확하게 본인의 것으로 짚어낸 배우”라며 칭찬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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