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으로 환경에 적응하는 인공지능 나왔다

파이낸셜뉴스       2020.10.03 08:22   수정 : 2020.10.03 08:21기사원문
고려대 인공지능 컬링 로봇 개발
3~4일간 학습·훈련만으로 적응
국가대표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재학습 없이 실시간으로 실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이 드론이나 항해 자동 제어 등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안정적 제어 성능이 필요한 다양한 실제 환경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인공지능학과 이성환 교수와 지도 학생이었던 원동옥 박사는 인공지능 컬링 로봇을 만들었다.

이성환 교수는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 컬링 로봇 '컬리(Curly)'는 다양한 빙질 환경에 적응하는 인공지능은 물론, 스톤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한 로봇공학 등 최첨단 융합 기술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컬리는 지난 2019년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및 휠체어 국가대표 상비군 팀 등과의 실제 컬링 경기에서 수준급의 컬링 실력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시즌에 인공지능 컬링 로봇 경기 공개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치른바 있다.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이기도 한 컬링은 경기장 온도, 습도, 정빙 정도 등에 따라 빙판이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숙련된 선수들은 컬링 스톤을 원하는 위치에 안정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수년에 걸친 빙판의 상태를 파악하는 훈련을 진행한다.

반면 컬리는 3~4일 만의 학습 및 훈련으로 최적의 투구 전략을 수립하고 투구 로봇의 투구 힘, 투구 방향, 스톤 컬 회전을 제어해 수준급 실력을 보였다.

컬리에 적용한 인공지능 컬링 로봇 시스템은 크게 투구·스킵 로봇과 컬링 인공지능으로 구성돼 있다. 스킵 로봇의 카메라를 통해 경기 상황을 인식하고, 컬링 인공지능은 이를 토대로 최적의 투구 전략을 수립한다. 투구에 필요한 힘, 투구 방향, 스톤 컬 회전을 제어해 스톤을 목표 지점으로 투구할 수 있도록 경기장 반대편에 있는 투구 로봇을 제어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컬리에 적용한 인공지능 컬링 로봇 시스템은 숙련된 선수 수준으로 실제 컬링 경기를 수행할 수 있는 경기력을 갖추기 위한 로봇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최근 심층 강화 학습은 성공적으로 적용돼 실제 환경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가상 환경에서 학습한 정책은 실제 환경에서는 잘못된 행동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실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은 심층 강화 학습 시스템을 방해할 수도 있다.

기존의 기계학습 기반 학습 방법은 단순히 안정적 가상환경 또는 실험실 환경 수준의 문제를 풀고 검증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면 이번 연구는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불확실성이 높은 실제 아이스 환경 문제에 도전해 숙련된 인간 수준의 로봇 인공지능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9월 23일자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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