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주류·장외주자' 평가절하에도 파죽지세…친문 포용 땐 날개
뉴스1
2020.10.04 05:00
수정 : 2020.10.04 11:16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스스로를 '아웃사이더' '비주류'라고 평가한다.
특히 좌우 극단으로 갈라진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서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실사구시' 정치인의 등장을 바라는 수요가 크다는 점도 이 지사가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다.
무엇보다 이 지사는 '일 잘하고 결단력 있는 지자체장’이란 장점을 앞세워 갈 곳 없는 무당층, 중도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5년 무상급식 논쟁서 주목…5년 뒤 사법 족쇄 풀리자 파죽지세
이 지사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올린 건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사는 2015년 4월 무상급식 중단으로 논란이 됐던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와 정반대의 복지 확대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당시 성남시장 시절 페이스북을 통해 "(무상급식 중단은) 수혜자들의 집단화로 드러나기 십상인데 사춘기 학생들에게 '가난을 증명하라'며 먹는 밥으로 상처주셔야겠느냐"고 홍 지사를 비판했었다.
이런 발언들을 통해 이 지사는 당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예비조사(자유응답 방식)에서 처음으로 상위 8인 안에 이름을 올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후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2015년 4월 선호도 1%, 이후 매 조사에서 2~4%를 기록하다가 2016년 10월 5%, 11월 8%, 12월 18%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이듬해인 2017년 1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선호가 당시 문재인 후보에 쏠렸고, 2월에는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까지 대선 경쟁에 합류하면서 이 지사는 당내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이후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까지 선고받으며 정치적으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렸지만, 올해 7월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이 변곡점이 되며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이 지사는 대법원 판결 나흘 뒤 발표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18.7%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였던 이낙연 대표(23.3%)를 오차범위 내로 추격했다.
당시만해도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내며 지난 2년간 압도적 1위를 기록했던 이 대표를 오차범위 내까지 따라잡은 차기 주자는 이 지사가 처음이었다.
◇너무나 분명한 장단점…낙관·비관 혼재 속 다음 미션은 친문 마음 돌리기
이 지사의 추격은 반짝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이 대표와 함께 줄곧 양강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꼽는 이 지사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우선 정치권의 쟁점마다 이 지사는 '고민해보겠다'고 시간을 끄는 대신 '답은 A다'라고 명쾌하고 강렬하게 답하는 화법으로 승부해 온 게 최고의 장점으로 꼽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그 화법이 이 지사를 대선주자급으로 체급을 키운 것이다.
그러나 이 지사가 이같은 전략만으로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대선 본선을 차치하고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현직 의원들과 당원이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서 대선 후보로 선택받는 게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 지사의 1차 과제다.
내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화되면, 경선의 '키'를 쥔 친문재인계 지지자들은 이 지사의 성향을 두고 혹독한 검증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재선의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 지사가 민주당 주류(친문)와 차별화를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멀어지는 위협을 안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 지사의 장단점을 평가했다.
친문은 지난 21대 총선 공천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 각종 경선과 대선을 좌우해왔다. 친문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곧 대권주자 직행 여부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뜻이다.
이 지사가 대권 도전을 앞두고 친문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지에 대해선 당내 비관론과 낙관론이 있다.
이 지사와 친노·친문 세력 간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 점에서 비관론이 우세하다. 물론 친문을 대표하는 대권 주자가 아직 없고, 대선까지 기간이 1년 이상 남았다는 점은 이 지사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의원은 "(이 지사에 대한) 호감, 비호감을 평가하기도 애매한 게 아무런 교류가 없었다는 점"이라며 "정치적이든 정책적이든 인간적이든 상당 기간 교류가 있어야 미운정, 고운정이 드는 게 아니겠나"라고 에둘러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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