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장의사의 시체 문화유산 탐방기…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뉴스1
2020.11.07 07:00
수정 : 2020.11.07 07:00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한국의 장례식은 고인의 종교나 정치적 지향을 떠나 하나같이 비슷하다. 3일 동안 남성은 상주가 되어 양복을 입고 빈소에서 문상객을 맞이하며, 여성은 한복을 입고 홀을 분주히 오가며 음식을 접대한다. 과연 이 같은 죽음을 둘러싼 관습이 옳은 걸까.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은 지금의 장례 문화와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 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인도네시아의 마네네 의식, 볼리비아의 냐티타, 멕시코의 망자의 날 축제, 일본의 고쓰아게, 미국의 야외 화장과 자연장까지 그가 직접 목격한 지구촌 곳곳의 죽음 의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에 더해 미국의 친환경적인 시신 처리 방식으로 야외 화장과 자연장을 소개한다.
화장 후 유족들이 뼈를 추려 모으는 고쓰아게 전통을 이어나가는 한편, 화장터에 최신 기술을 도입하고 시신 호텔 '라스텔'을 만드는 등 죽음 의례를 다방면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일본의 사례도 흥미진진하다.
이 외에도 티베트에서 독수리가 시신을 먹게끔 하는 하늘장, 고인의 두개골을 기리는 이탈리아의 폰타넬레 묘지 등 세계 곳곳의 죽음 문화가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긴 여정을 마치고 자신의 장의사로 돌아온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속한 문화권의 의례는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우리에게는 더 나은 죽음을 상상하고 선택할 권한이 있다고.
◇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 케이틀린 도티 지음 / 임희근 옮김 / 반비 펴냄 / 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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