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자율주행 장갑車' 주인공은?…한화디펜스vs현대로템 격돌
뉴스1
2020.11.08 08:05
수정 : 2020.11.08 13:25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가 미래 전장에서 감시·정찰, 특수·전투 임무를 수행하게 될 무인장갑차(무인 다목적 차량) 정부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격돌한다.
'K-방산'도 인공지능(AI), 딥러닝,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기반의 네트워크로 통합된 복합무기체계로 변모하는 가운데 양사는 미래 성장동력을 선점하기 위해 박빙의 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신속시범 획득 2차 사업' 입찰공고를 냈다. 신속시범 획득 사업은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보다 빠르게 군에 도입하기 위한 제도로 올해 처음 추진됐다.
2차 사업은 Δ다목적 무인차량 Δ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Δ자폭 무인기 Δ소총 조준사격 드론 Δ상용 스마트폰 기반 소부대 전투지휘 체계 등 12개 사업이 선정됐다. 규모는 약 260억원이다.
이 중에서 방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문은 '다목적 무인차량' 2차 시범사업이다. 사업 예산은 38억3600만원(무인차량 2대 가격·1대당 약 19억원)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첨단기술을 적용한 무인차량 및 자율주행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성이 무궁무진해서다.
아울러 육군도 '아미 타이거 4.0'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무인화 및 자율주행 기술 기반 무인 복합전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다목적 무인차량 시범사업에 정부 사업 수행 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한화디펜스와 최근 국군의 날 기념행사 등에서 시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연한 현대로템이 맞붙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은 입찰 마감일인 지난 6일 입찰제안서를 각각 제출했다. 개찰은 오는 9일이다. 시범 사업자 최종 선정은 12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기술력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험에서는 한화디펜스가 2006년 이후 15종 이상의 무인체계 및 국방로봇 분야 국책 과제를 수행하는 등 앞선다.
한화디펜스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방로봇 민군 시범운용사업(정부 22억원·민간 17억원 규모)을 수행해 4륜 구동 다목적 무인차량을 개발 완료했다.
지난해엔 육군이 주관한 운용시범과 전투실험에서 Δ원격주행 Δ자율이동 Δ장애물 회피 Δ드론 통신 중계 등 AI 및 무인 운용 기술을 입증했다.
특히 육군 교육사에서 주관한 전투실험에선 자체 개발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탑재, 총성 소리를 감지해 적 방향으로 화기를 돌려 조준하는 등 기술을 국내 최초로 시연했다.
한화디펜스는 획득·입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속시범획득 2차 사업의 요구 제원에 걸맞은 6륜구동 다목적 무인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차량은 200kg 이상 무게를 적재할 수 있어 군장·탄약·기타보급품을 운반하기에 용이해 전투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자체개발한 RCWS 고정 탑재해 전투 지원 임무에 강점을 지닌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고성능 RCWS 기본 탑재돼 있으면서도 적재공간이 확보돼 있어, 전투지원 임무와 물자 운송 등 복합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부상자를 태울시엔 자율주행으로 후방의 응급 치료소까지 후송역할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량에 드론을 상시 탑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드론을 띄워 원격통신 중계를 실시하면 기존 1㎞ 가량의 작전 반경이 2㎞~3㎞로 확장된다.
보조링크로는 상용 5G 통신장비를 탑재해 산악지형과 험지 등에서 기본 무선운용이 제한되더라도 장거리에서 원격·자율주행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장 및 위험지역에서 대용량의 영상과 데이터를 안정적이면서도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이에 맞서 현대로템은 방사청이 요구한 사양인 6륜구동 시제품(HR-Sherpa)을 먼저 출시하고, 지난해 11월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기동모습을 최초 공개했다. HR-셰르파는 지난 9월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또 한 번 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HR-셰르파는 민·군 겸용 다목적 무인차량으로 경차보다 작은 크기에 6륜 전기구동체계를 갖췄다. 최대 속도는 시속 30㎞, 360도 제자리 회전 기능을 갖췄다. 보병의 기동속도에 맞춰 시속 5~10㎞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차량은 원격사격통제체계(Remote Control Weapon System, RCWS)를 탑재할시 원거리 탐지·정찰, 화력지원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RCWS를 탈거할 경우엔 물자·환자 후송, 위험물 탐지 등 임무도 수행 가능하다.
HR-셰르파는 기본적으로 근거리 통신기술인 '지그비(ZIGBEE)'를 활용해 원격으로 기동한다. 또 5G, LTE, 와이파이 등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별도 통제차량 등을 통해 HR-셰르파의 주행카메라 영상을 모니터로 확인하며 원격주행할 수 있다.
아울러 차량의 주행 경로를 사전에 설정하면 차량이 항법을 기반으로 경로점을 따라 차량 자체 판단으로 이동 궤적 내 장애물이 있을 시 회피 또는 정지하며 이동할 수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KT와 '5G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 관제플랫폼 개발 및 사업' MOU를 맺고 5G 통신 기반 자율주행 차량 설계 및 개발과 자율주행에 필요한 관제플랫폼 및 원격운용체계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HR-셰르파는 국군의 날 등 국가 주요행사에 참여하는 등 품질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며 "향후 군 무기체계가 원격, 무인화 됨에 따라 HR-셰르파 등 무인체계 부문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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