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연법
파이낸셜뉴스
2020.11.08 18:00
수정 : 2020.11.08 18:09기사원문
고위급회담과 적십자회담 예비접촉 등 남북 회담이 이따금 열렸던 1990년대. 당시 판문점 등에서 자주 만난 북한 기자들 중에 이른바 골초가 많았다. 담배를 안 피우는 기자가 일부러 준비한 국산 담배를 권하자 그들은 "일 없습니다"라고 손사래 치곤 했다. 나중에 화장실에서 다시 마주치자 한 갑을 통째로 달라던 기억도 난다.
북한의 '최고 존엄' 3대가 모두 애연가라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일성 주석이 북한산 담배를 애용한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던힐과 로스만 등 외제를 선호했다는 차이는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한 매체를 통해 현지지도 등 공식 석상에서 늘 담배를 손에 달고 다니는 체인 스모커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북한의 흡연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북한 남성의 흡연율은 2016년 37.3%로 조사됐다.
북한이 지난 4일 공공장소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금연법을 채택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31개 조문으로 된 이 법안은 정치사상교양 장소, 교육기관, 의료보건시설, 공공운수수단 등 곳곳에 흡연금지 장소를 지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 처벌조항까지 있다니 지금까지 TV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흡연 장면이 버젓이 공개되고 있는 북한에서 상당히 이례적 조치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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