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윤석열 자숙하고, 추미애 냉정하라" 쓴소리

파이낸셜뉴스       2020.11.11 10:47   수정 : 2020.11.11 11:08기사원문
정 총리, 취임 300일 기념 기자간담회
'추-윤' 갈등에 쓴소리 "스스로 해결못해 안타까워"
월성 1호기 검찰수사 "공직 적극행정 노력에 찬물"
"전세 부족 상당히 심각..안정돼야 하는 데 고민"
"개각, 연말연초보다 빠를 수 있어..작게 두차례"



[파이낸셜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계속되는 갈등에 대해 "윤 총장은 자숙하고, 추 장관은 점잖고 냉정하게 처신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정 총리는 지난 10일 세종시 국무총리 공관에서 취임 300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들이 걱정하면 (두 사람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처음이다.

정 총리는 "검찰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자숙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가족이나 측근이 어떤 의혹을 받고 수사받기도 하지 않나. 고위공직자는 특별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 장관에 대해, 정 총리는 "직무 수행 과정에서 더 점잖고 냉정하면, 사용하는 언어도 더 절제된 언어였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총리는 "추 장관의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가 검찰개혁이다. 검찰개혁을 위해 수고를 많이 하고 있는 점은 (좋게) 평가한다"고 했다.

조만간 부처 장관 등을 바꾸는 개각도 예고했다.

정 총리는 "연말연초 (예상하는) 개각보다 (시기가) 빠를 수도 있다. 가변적이라 상황을 봐야 하지만 개각은 작게 두 차례 나눠 할 것"이고 말했다.

계속되는 부동산 시장 혼란에 대해 정부의 추가대책 마련이 쉽지않음을 인정했다.

정 총리는 "부동산이 현재 급등하다가 안정되는 듯 보이지만 전세 쪽에 물량 부족이 상당히 심각하다. 이게 꼭 안정이 돼야하고, 이번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안정이 돼야겠는데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부동산 추가 대책에) 당정청간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묘책을 만들기 위해서 지혜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여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수요만 억제해서는 해답이 안나온다. 동시에 공급을 늘리는 일에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냈다.

정 총리는 "검찰의 개입이 공직사회가 적극행정을 펼치려는데 찬물을 끼얹는 격이 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총리는 "지금이야말로 위기 극복을 위해 공직사회가 제역할을 하고 적극행정을 펼쳐야 한다. 검찰이 그런 점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주주 요건 확대(현행 10억원 이상→3억원 이상) 방안이 무산된 데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일에 대해, 정 총리는 "역행은 곤란하지만 현행을 유지해서 안정을 찾도록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홍 부총리가 실책한 것도 아니다"고 했다.

정 총리는 "경제는 충격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증시가 나름대로 안정을 잘 찾아가는 상태다. 앞으로 2년 뒤면 어차피 과세를 폭넓게 하는 쪽으로 제도가 개편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쌍수를 들어 반대하는 정책을 무리하게 드라이브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재정준칙 도입에는 적극 찬성했다.

정 총리는 "재정건전성을 항상 염두에 두되 꼭 필요할 때 재정을 쓰도록 열어놓는 것이 국제사회 대부분의 재정준칙이다. 우리는 그 범주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리는 "국민들이 여당 또는 야당 이야기를 한쪽만 듣기보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긍정적인 평가 등 국제사회의 반응을 참고해 안심해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 정 총리는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을 선택한 시대정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미국 국민은 분열이나 불안정, 대결과 반목을 물리치고 치유와 통합, 실용과 포용의 길을 제시한 조 바이든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다"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도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정 총리는 "지금 국민의 삶이 어느 때보다도 힘들다. 코로나19과 민생경제, 2개의 위기를 한꺼번에 맞는 상황에서 총리직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가. 그 일을 감당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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